전설이 된 일본의 영화 동아리, Parodious Unity의 8mm 작품 상영

한국의 걸출한 영화인 봉준호, 김홍준, 유운성 등을 배출한 대학 동아리 ‘노란문’, ‘얄라셩’이 있다면, 일본에는 70년대, 숱한 전설이 태동했던 릿쿄대학의 ‘패러디어스 유니티(Parodious Unity, パロディアス・ユニティ)’가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Kiyoshi Kurosawa)부터 시작해 가장 아래 세대인 아오야마 신지(Shinji Aoyama)에 이르기까지, 허를 찌르는 이야기와 개성적인 이미지로 90년대 일본 영화를 발전시킨 거장을 대거 양성한 이 동아리는 일부에서 ‘릿쿄 누벨바그(Rikkyo Nouvelle Vague)’라 불리며 자유롭고 다채로운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한국에서 당시 작품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5월 18일 토요일, 자주영화상영회를 통해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에서 ‘패러디어스 유니티’의 8mm 영화와 만다 쿠니토시 감독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자주영화상영회는 지난해 모리타 요시미츠(Yoshimitsu Morita) 감독의 8mm 작품 상영을 시작으로 올해로 두 번째 상영을 맞는다. 상영작은 총 6편으로 ‘패러디어스 유니티’ 감독 8인이 만든 20분 남짓의 옴니버스 영화와 아사노 슈지(Shuji Asano) 감독의 장편, 만다 쿠니토시(Kunitoshi Manda) 감독의 단편 4편이 상영된 후 GV가 이어진다.

올해의 테마 ‘패러디어스 유니티’는 릿쿄 대학의 자주영화 동아리 ‘SPP(St. Paul’s Production)’에서 발족한 집단으로, 그 뿌리에는 80년대 이후 영화 비평계에 큰 획을 그은 하스미 시게히코(Shigehiko Hasumi)가 있다. 만다와 구로사와가 릿쿄대학에서 ‘영화 표현론’을 수강하던 당시는 강사로 있던 하스미가 무명인 시절이었다. 예년 100명 이상이 이수하던 인기 강의였던 수업은 하스미의 파격적인 방식으로 인해 수십 명으로 수강생이 줄기도 했지만, 여전히 강의실에 남아 그의 수업을 따르던 학생들은 그의 말을 퍼뜨려야 한다는 사명감도 느꼈다고. 그들은 8mm 필름으로 자주영화를 만들었고 만다 쿠니토시와 구로사와 기요시 이후 스오 마사유키(Masayuki Suo), 시오타 아키히코(Akihiko Shiota)와 아사노 슈지, 아오야마 신지까지 계보를 이었다.

이번 상영회의 기획은 ‘자주영화’라는 상영회의 의의를 충족하면서도 만다 쿠니토시 감독의 “입맞춤(The Kiss)”,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EUREKA)”를 강렬하게 기억하는 팬들의 기대를 넘치게 채워준다. 정적인 영상 속에 격정적인 소용돌이가 내재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한 만다 쿠니토시 감독의 세계를 마주하고 대담할 기회는 앞으로도 흔치 않을 테니 다가오는 토요일 오후, 자주영화상영회를 찾아보길 바란다.

자주영화상영회 공식 X 계정


일시│2024년 5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
장소│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900동) 지하2층 가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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