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랩 콜렉티브 그랙다니(Grack Thany)의 래퍼 몰디(Moldy)와 프로듀서 사일러밤(Sylarbomb)이 프로젝트 앨범 [Sci-Fi Short Film]과 타이틀곡 “태평양”의 M/V를 발표했다.
본작은 두 아티스트가 줄곧 표방해왔던, 인터넷이 존재하는 시대에 태어난 ‘인터넷 키드’가 생각하는 인터넷의 성질을 아주 강력하게 그리고 요약적으로 표현해주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비트코인과 NFT처럼 낯선 베팅을 표현한 “bet777.kr”,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심해에 비유한 “태평양”, 다이나믹한 신스 위의 몰디의 취한 듯한 멈블랩으로 어지러움을 표현한 “빙글빙글”, 망가진 자신을 해킹에 빗댄 “Hack a Web” 등의 앨범의 전반부는 거칠고 무거운 느낌의 오리지널 트랙으로 채워져 있다. 아울러 이미 WAFER 1.91에도 수록된 바 있는 “태평양”은 리마스터된 버전으로 실려 뮤직비디오 또한 공개되었다.
후반부의 4곡은 미뇽(Mignon), 션만(Syunman), 탭 티(Tap T), 벤코(Venko) 등 다양한 프로듀서 진에 의해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된 리믹스다. 전반부와는 달리 좀 더 통통 튀는 비트 위주로 이루어져 있어 무거워진 분위기를 환기하는데, 이는 마치 사이버 공간에서 재치있게 밈화된 소스들을 연상케 해 ‘인터넷’이라는 콘셉트의 화룡점정을 장식한다. 혹여 아직 그랙다니의 음악을 다 접하지 못했다면, 본작 [Sci-Fi Short Film]은 몰디와 사일러밤을 소개할 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요약본이 될 것이다.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