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ishead의 보컬 Beth Gibbons이 공개한 솔로 앨범 선공개곡

지난 2월 7일, 영국 트립 합 그룹 포티스헤드(Portishead)의 보컬 베스 기번스(Beth Gibbons)가 솔로 데뷔 앨범 소식과 함께 선공개 곡 “Floating On A Moment”를 발표했다.

베스 기번스는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포티스헤드의 활동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맡았는데, 제프 배로(Geoff Barrow)와 에이드리언 어틀리(Adrian Utley)가 연주하는 우울하고 사이키델릭한 비트 위로 베스는 인간관계 속 고독을 노래했다. 신경질적이고 섬뜩하면서도 처연한 그녀의 목소리는 포티스헤드를 대중적으로도 성공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

줄곧 포티스헤드의 멤버로 활동하던 베스는 2002년, 포스트 록 밴드 톡 톡(Talk Talk)의 베이시스트 폴 웹(Paul Webb)의 원 맨 프로젝트 러스틴 맨(Rustin Man)과 콜라보 앨범 [Out of Season]을 발표했다. 포크와 소울 음악이 뒤섞인 이 앨범에서도 베스의 목소리는 빛을 잃지 않았다. 2008년 포티스헤드의 3집 앨범 [Third]가 나올 때까지 그녀의 팬들은 이 앨범으로 마음을 달랬다.

[Third]의 발매 이후 멤버들은 각자 개인 활동만을 이어 갔다. 제프는 영화 음악에 손을 대고, 에이드리언은 여러 밴드의 객원 악기 연주자로 참가하고 있다. 그들은 2016년 아바(ABBA)의 곡 “SOS”를 커버하여 공개하기도 했으나 단체 활동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베스도 마찬가지로 까마득한 공백 기간 속에서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근황을 알리곤 했다. 2012년에는 래퍼 MF DOOM과 프로듀서 니로 자렐(Jneiro Jarel)의 콜라보 팀 JJ DOOM의 곡 “GMO”에 목소리를 올렸고, 2014년에는 영국 메탈 밴드 공가(Gonga)와 함께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Black Sabbath”를 커버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에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곡 “Mother I Sober”에 피처링하며 팬들을 반갑게 했다.

2014년에는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구레츠키(Henryk Górecki)의 교향곡 3번 “슬픈 노래들의 교향곡(Symphony of Sorrowful Songs”의 소프라노로 참여했다.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Krzysztof Penderecki)가 지휘하고 폴란드 국립 방송 교향악단이 연주한 이 버전은 원곡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베스 또한 이 작업을 통해 그녀가 더 많은 장르를 포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지난 2월 1일, 베스는 그녀의 SNS를 통해 새 앨범의 발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번 앨범 [Lives Outgrown]은 2013년 영국의 독립 음반사 도미노(Domino Recording Company)와 베스가 계약한 뒤 십 년 동안 제작된 것이다. 그녀는 50대에 접어들며 가족과 친구, 과거의 자신까지 다양한 이별을 겪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앨범에 담았다고 밝혔다. 앨범은 필연적으로 어떤 죽음에 대해 다루고, 그럼에도 베스는 용기를 내려 한다고 도미노는 보도했다.

선공개 곡 “Floating On A Moment”는 챔버 포크 장르의 곡이다. 낮게 울리는 기타 리프와 드럼과 베스의 목소리가 긴장감을 조성하다가, 관악기와 어린이 코러스 등 다양한 악기들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베스는 SNS에서 포티스헤드 시절의 브레이크비트와 고주파 소리를 배제하고, 수목이 우거진 듯한 음색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공개 곡 또한 포티스헤드 시절처럼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어쿠스틱한 편곡이 소박한 듯 치밀하다는 느낌을 준다.

AI 영상과 베스의 모습이 기묘하게 짜깁기된 뮤직비디오는 토니 아워슬러(Tony Oursler)의 작품이다. 그는 곡을 듣고 만화경 같은 환상을 느꼈고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베스의 음악이 가진 인생의 가능성을 찾는 힘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베스의 새 앨범 [Lives Outgrown]은 올해 5월 17일 발매될 예정이다. 앨범 발매 기념으로 5월과 6월에 유럽 전역에서 콘서트도 개최할 계획이라 한다. 포티스헤드와 베스 기번스의 음악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함께 그녀의 새 앨범을 기다려 보자.

Beth Gibbons 공식 홈페이지
Beth Gibbon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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