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라 산(Clara La San). 이 수수께끼의 아티스트는 R&B 싱어송라이터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의 앨범 수록곡 “Random Access Memory”의 공동 작업자로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독특한 보컬 퍼포먼스로 인상적인 협업 작업을 해낸 그녀가 열 트랙이 담긴 데뷔 앨범 [Made Mistakes]를 공개했다.
지난 7일 발매된 이 앨범은 그녀가 수년간 자체 프로듀싱한 사운드로 구성된 미니멀 R&B 음반이다. 그녀의 스모키한 보이스와 미니멀 R&B라는 장르의 특성상 30여 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데뷔’ 앨범답지 않은 노련한 면모와 탄탄한 음악적 내공은 이 앨범을 한자리에서 진득하게 감상하게 한다.
앨범의 첫 트랙인 “Another Night”은 도입부터 몽롱한 효과음과 함께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곡 전반에 걸친 희미한 인상의 드럼과 화성, 그 속에 곡을 이끌어가는 것은 클라라의 목소리가 유일하다고 할 만큼 심플한 구성을 가지며, 보컬의 질감 역시 뚜렷함보다는 후방의 악기들과 동화되어 유기적으로 흐른다. 마치 가공된 보이스 샘플 같은 그녀의 보컬은 다른 트랙에도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 다른 수록곡 “All I Wanna Do”는 중독성 강한 리듬과 클라라의 으스스한 캐릭터성이 잘 반영된 트랙이다. 앨범 커버 아트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녀가 표방하는 어둑한 이미지와 콘셉트는 신디사이저 기반의 사운드와 결합하여 음악을 한층 더 심오하게 만들어낸다.
리스너들과 매체들의 관심이 파퓰러 뮤직에만 쏠려 있는 작금의 R&B 신이 지루하던 참이라면, 새로운 라이징 스타의 획기적인 도약 [Made Mistakes]를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 Clara La 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