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와 예(Ye)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티스트에게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제임스 블레이크는 새로운 플랫폼 ‘볼트(Vault)’를 출범했고, 예는 타이 달러 사인(Ty Dolla $ign)과 합작한 앨범 [Vultures 2]를 이지(Yeezy)를 통해 독점 발매하는 등 음악의 가치를 회복하고 아티스트 권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렇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포티파이(Spotify)가 인기 플레이리스트에 유령 아티스트를 포함해 저작권료 지급을 줄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퍼스 매거진(Harper’s Magazine)의 리즈 펠리(Liz Pelly) 기자는 스포티파이의 저작권료 정책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여러 전문가와 함께 조사한 결과, 스포티파이가 다양한 장르의 플레이리스트에 정체불명 유령 아티스트의 곡을 추가해 저작권료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2017년부터 ‘완벽 적합 콘텐츠(Perfect Fit Content, PFC)’ 모델을 도입해 저작권료가 저렴한 스톡 음악을 제공하는 스웨덴의 에피데믹 사운드(Epidemic Sound) 등의 파트너 회사들과 협업 중인 상황이다.
음악 전문 기자 데이비드 터너(David Turner)는 스포티파이의 ‘Ambient Chill’ 플레이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비비오(Bibio), 존 홉킨스(Jon Hopkins) 같은 유명 뮤지션의 곡이 삭제되고, 대신 에피데믹 사운드의 곡으로 대체되었음을 발견했다.
스포티파이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으나, 유령 아티스트의 곡을 추가한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 리즈 펠리는 스포티파이가 직접 유령 아티스트를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이들의 곡을 특정 플레이리스트에 적극적으로 추가해 저작권료 지급을 최소화하려 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초기 단계부터 내부 관계자들이 반대했음에도, 스포티파이 측에서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하면 괜찮다’라는 논리로 강행한 것으로 보이며 스포티파이의 CEO 다니엘 에크(Daniel Ek)가 “콘텐츠 제작 비용은 거의 제로”라는 발언을 해 아티스트의 창작 활동을 경시한다고 비난받았다.
2024년 스포티파이는 프리미엄 구독자 수가 2억 3,900만 명에 도달하고 10억 유로 이상의 수익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 속에서 아티스트에 대한 공정한 보상 체계와 투명성 강화를 위한 지속 가능한 음악 플랫폼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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