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 Iver, 아름다움과 혼란이 혼재된 앨범 [i,i] 공개

갑작스러운 이별, 6년을 함께한 밴드의 해체. 가슴 아픈 시작은 2006년 겨울의 일이다. 악재가 겹치자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은 산골짜기 오두막에 혼자가 되길 자처했다. 무려 3개월, 허름한 오두막에 마이크 한 대와 기타만을 가지고 보낸 시간. 끝없이 쌓인 눈을 바라보며 2006년을 갈무리한 저스틴 버논은 그렇게 밴드 본 이베어(Bon Iver)를 시작한다.

본 이베어. 프랑스어로 ‘좋은 겨울’이란 말이다. 소복이 쌓인 눈을 바라보며 홀로 음악을 빚어내던 낭만은 앨범 [For Emma, Forever Ago]에 아름답게 녹아있다. 이어진 앨범 [Bon Iver]. 원맨 프로젝트에서 밴드로 발전, 기타 위주의 포크송 또한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된 챔버 팝(Chamber Pop)으로 발전했다.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세 번째 정규 앨범 [22, A Million]에선 결국 파괴하고 재조합하는 급진적인 실험을 감행한다. 이는 본 이베어를 그득히 감싸던 슬픈 기조가 혼란과 분노로 뒤바뀌는 순간이었으리라.

그리고 8월 9일 공개된 [i,i]는 저스틴 버논의 지난 12년을 응축해놓은 결과물, 그러니까 저스틴 버논 특유의 팔세토 보컬과 기타,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사운드 콜라주, 오토튠 등의 과거에 출연한 사운드 오브제가 모두 혼재된, 아름다움과 혼란이 앙상블을 이룬 앨범이다.

나는 일단 [i,i]를 아껴두기로 했다. 본 이베어라는 밴드명이 넌지시 알려준바, 좋은 겨울을 위한 앨범이라 쌀쌀해질 때쯤 다시 꺼내 들어볼 예정이다.

Bon Iver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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