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waii’ Music

kawaii

2014년의 메인스트림을 DJ 머스타드(DJ Mustard)와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이 지배하는 동안 인터넷, 특히 텀블러(Tumblr)를 기반으로 한 하위문화에서는 수많은 장르가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텀블러 인터페이스와 ‘Like’, ‘Reblog’ 등은 미디어만을 위한 기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여기에 휘발성 강한 문화와 사용자가 결합했으니 이런 흐름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각종 매체들은 약 2012년부터 이를 ‘텀블러웨이브(Tumblrwave)’라 칭하기 시작했다. 작년 한국에서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킨 ‘베이퍼웨이브(Vaporwave)’ 역시 텀블러웨이브의 산물이며, 영 린(Yung Lean)과 그의 레이블 새드보이즈(Sad Boys)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힙스터 문화의 최전선에 서있는 동시에 와패니즈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이나 J-Pop은 ‘힙’한 것이었고, 힙스터들의 주된 소스 중 하나였다.

문화는 기존 문화에 영감을 받아 태어나기도 하고, 그 반대로 특정 문화를 비판하고 깎아내리는 의도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일본 문화가 아티스트의 배경에 존재한다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당연히 그들의 음악엔 거기서 받은 영감이 녹아있다. 중요한 점은 텀블러웨이브는 이를 거리낌 없이 표현한다는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음악의 영감은 ‘Kawaii’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듯 하며, 단어의 뜻처럼 귀여운 멜로디와 아트워크, 틴에이지 팝의 색을 지닌다. 또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 흉내를 낸, 혹은 실제로 사용한 보컬 역시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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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음악 자체가 대단히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매니큐어 레코즈(Manicure Records)의 곡들은 대부분 기존 트랙의 피치를 높인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이는 또다시 다양한 방식으로 편곡되며,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 매니큐어 레코즈 컴필레이션에 수록된 알리 심슨(Alli Simson)의 “Why I’m Single”을 피치 업한 “y i m single”은 리도(Lido)의 손에 리믹스되었고, 그의 영향으로 이런 스타일의 곡은 사운드클라우드에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러스티(Rustie)도 이런 흐름의 참여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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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대놓고 일본을 겨냥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의 음악은 피치 업된 일본어나 J-Pop을 소스로 사용한다. 간혹 한국어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작년 유행한 저지 클럽의 영향이라 할 수 있는데, 몇 년간 피치 다운을 이용한 클라우드가 지배했다면, 작년은 피치 업의 한 해였다. 당연히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끼쳤고 여기에 일본에 대한 동경이 더해진 결과, 위와 같은 구성이 나타난 것이다. 때로는 여기에 한때 프로듀서들이 즐겨 쓰던 닌텐도 소스가 더해지기도 한다. 저지 클럽에 팝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 질린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신선하다고 느낀 것인지는 몰라도 이런 음악은 꽤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이는 음지의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 부분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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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도 피치 업의 열풍은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저지 클럽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사운드클라우드 내에서 아시아를 향한 관심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그렇기에 이들의 “Kawaii” 역시 계속될 것이다. 물론 모든 구성요소가 유행하길 바랄 순 없지만 그들의 분위기가 어떤 흐름을 일궈내고 있는 것 만은 확실하다. 이는 그들이 유행을 일정 부분 수용했다는 점에서 얻은 소득이며, 그동안 사라졌던 수많은 하위장르와의 차이점이다.

‘Kawaii’는 정식 명칭이라기보다는 댓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단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임의로 붙인 것이다. 물론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음악이 다룰 수 있는 범주는 넓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에겐 심심한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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