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Visla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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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ion.T 첫번째 정규 앨범 ‘Red Light’발매

 언제부턴가 Zion.T가 참여했던 트랙들이 전부다 대박이 났고 대중과 매니아층 모두 그의 솔로 작업물에 대한  기대치가 정점에 도달했을 무렵 반갑게 그의 앨범 소식이 들렸다. 앨범감상후 든 첫 느낌은   Primary의 <The messenger> 앨범에서 그가 참여한 트랙을 접할때만큼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점과  좀더 확실한 킬링 트랙이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대중과 매니아를 고루 아우룰 수 있는 수준급의 트랙들로 가득찬 앨범임에는 확실하다. Zion.T 가 트위터를 통해 말했듯이 이번 앨범은 그의 싱어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비트 메이커의 능력을 확인해 볼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O’,‘Neon/ Director’s Cut’은 Zion.T가 만든 발군의 비트를 확인 할 수 있는데  묵직하면서 미래 지향적 사운드를 보여주는 프로듀서 Zion.T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이틀곡  ‘Bababy’는 중간 부분 나도모르게 ‘씨스루’를 부르게 되는 기현상을 경험하며 익숙한 느낌을 과다하게 받았으며  충분히 세련되며 느낌있는 비트와 훌륭한 보컬이 돋보이는  ‘She’는 다양한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훌륭한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기대가 커서 그런걸까 괜찮은 앨범을 다 들었지만 완전히 만족이 되지는 않는다.아쉽게 먹은 음식이 다음에 더 생각나는 것처럼, 그의 다음 작업물을 더욱더 기대하기에는 충분한 앨범 <Red Light>은 상반기 국내 앨범중 필히 들어봐야 할 앨범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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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F의 마케팅

 스트릿패션 혹은 스트릿 문화에 관심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HUF라는 브랜드가 그리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몇년간 샌프란시스코와 엘에이에 있던  오프라인샵을 닫고 온라인 브랜드로 변신을 꾀한 HUF는 흥미로운 온라인 프로모션들을 보여주는 브랜드 이기도 하다. 30초 남짓한 짧은 클립의 스케이트보드 영상의 신발 광고 영상은 높은 퀄리티의 영상미와 간결함으로  HUF의 대표 광고 영상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저번주에는  HUF 와 Snoop Lion a.k.a Snoop Dogg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을 4월20일날 부터 판매하기도 하였다.어떤면에서는 HUF와 Snoop의 콜라보는 너무 쌩뚱맞기도 하지만 미국의 ‘인기 연예인’ Snoop 과의 협업은 분명 HUF라는 브랜드의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의 스케이트 보드 브랜드를 넘어서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로써의 HUF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미국 동부에 Supreme이 있다면 서부에는 HUF가 있다라고 말하기는 아직 힘들어 보이지만 어느정도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가는 HUF의 발전에 계속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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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ft Punk, 의미있는 그들의 귀환.

흑인이 랩을 하면 그것이 곧 ‘힙합’이요, 시종일관 전자음들을 지지고 볶는다 싶으면 이것이’일렉’이라며 자신들만의 ‘클럽음악’ 이분법 논리를 말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다.그러나 이들에게도 Daft Punk의 음악을 들려주면 “어, 이거 어디서 들어봤는데” 라고 말하며 이내 따라부르는 기현상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아마 Daft Punk의 2번째 정규앨범 <Discovery>는 한번쯤 돌려 봤을 것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One More Time’이 흘러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인다던지,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이어폰을 하나씩 꼽은채 ‘Something About Us’를 함께 흥얼거린 정도의 경험이 있을수도 있겠다. 또한 Daft Punk 덕분에 일렉트로니카와 일렉트로 하우스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할수 있을때까지 이 쪽 계통의 음악을 찾아 듣고, 듣는 것만으로는 성이 안차 3달간 레스토랑에서 죽어라 쌀국수를 나르며 결국 CDJ까지 사버린 필자와 같은 안타까운 케이스도 존재할 것이다.마니아들부터 대중들까지, 프랑스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까지, Daft Punk가 뻗친 영향력은 이처럼 실로 어마어마 한것이라 할 수 있다.

 2005년 <Human After All> 로부터 4년이 지난 2009년, 그들의 4번째 정규앨범에 대한 말이 많았었지만 (Daft Punk는 첫번째앨범 <Home Work>로부터 4년에 한번씩 정규앨범을 발매해왔다.) 소문만 무성할 뿐 정작 본인들은 침묵을 지켰다.Thomas Bagalter(토마스 방갈테르)의 이름으로 ‘Love’라는 트랙이 공개되어 한창 이슈가 된 적도 있었지만 알고보니 햇 병아리 Louis La Roche(루이 라 로쉐)가 만든 해프닝이었다. 그들이 다시는 앨범을 내지 않을꺼라 예측한 이들도 많았다 혹자는 이미 Daft Punk가 창작의 한계에 부딪혀 더이상 앨범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앨범을 가지고 돌아와도 그저 ‘범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2010년 영화 <Tron>의 사운드 트랙을 이들이 맡으면서 다시금 기대를 불러 일으켰지만, 아무래도 마니아들의 갈증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소문만 무성한채 또 다시 4년이 지났고 이들은 올해 콜럼비아 레코드로 둥지를 옮겼다.오피셜 홈페이지의 로고도 새로운 헬멧으로 단장하며 짐짓,새 앨범을 예고하는 듯 했다. 무려 8년만에 말이다! 그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의 SNL 광고에서 돌연히 등장한 Daft Punk의 로고와 15초짜리 루프가 수많은 음악 팬들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15초짜리 광고는 전 세계의 다펑 마니아들을 열광 시켰고,그들은 다시 그 15초를 따서 수많은 곡들을 만들어 온라인 상에 뿌리며 서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 잔인한 듀오는 이후 SNL광고에서 또다시 15초짜리 루프를 공개하면서 우리들을 애태우더니 결국은 코첼라에서 첫 싱글 “Get Lucky”의 첫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Daft Punk뿐만 아니라 퍼렐(Pharrell)과 나일 로저스(Nile Rodgers)가 반가운 모습들을 드러냈고, 앨범 크레딧이 나오면서 연이은 환호성이 터졌다.

공개된 트랙리스트와 앨범 참여진을 체크해보면 대강 예상할수 있겠지만, Daft Punk가 택한 새 앨범 <Random Access Memories>의 컨셉은 ‘과거로의 회귀’ 인 듯 하다. ‘Get Lucky’의 트레일러 영상에서도 그들은 익숙한 바이커 룩을 입지 않고 반짝거리는 복고를 택했다.’Rolling Stones’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2001년 발매된 <Discovery>가 두 멤버가 어렸을 적 들으며 자란 펑크, 디스코, 소프트 록 음악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는 것을 테마로 제작되었다면, <Ramdon Access Memories>에서는 세계 최고의 세션 연주가들을 불러 모아서 “70년대와 80년대에 대한 존경”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Tron>의 OST를 들으면서 Daft Punk의 새 앨범은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사운드가 될것이라 예측했지만 정확히 빗나갔다. 스크릴렉스가 정말로 ‘미친’덥스텝(Dubstep)을 가져오고 트랩(Trap)이 마니아들을 공략하는 마당에 과거와의 소통이라니. 새삼 경외심이 이는 대목이다.

현재 아이튠즈를 통해 선공개된 싱글 ‘Get Lucky’는 차트를 휩쓸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Get Lucky’는 디스코/훵을 바탕으로 한 하우스, 즉 기존의 Daft Punk의 곡들이 가지고 있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나일 로저스의 손이 닿아서 였을까. 상당히 디스코의 향이 짙다. 복고풍 디스코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시절 디스코 특유의 경박함이 없고 좀 더 훵키하다.오리지널 디스코라고 하기에는 좀 뭣한데 그렇다고 하우스 음악의 범주에 넣을수도 없을 것 같다. 사실 장르를 굳이 따지는 것도 의미가 없다.’Get Lucky’는 그저 Daft Punk스러운 곡이다.  EDM계열에 익숙한 리스너 들이라면 곡이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여유롭고 부담없다. 추가적인 리믹스는 수많은 디제이들의 몫으로 돌리면 될 터.

Daft Punk에 대한 8년의 기다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힙합에 빠지게 된 계기가 우탱클랜이고 앨범 엔터더 우탱 이었듯 ‘Discovery’는,그리고 ‘Daft Punk’는 필자에게 있어서 단순히 아티스트와 앨범이 라기보다는 그 장르 자체를 대변한다. 현재의 디지털 시대를 표현하는 전자 음악은 지금도 급변하여  다시 서로 섞이고 분열하면서  변종된 장르를 잉태하기도 하며 장르를 구분하기 힘든 수많은 음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디스코를 새롭게 해석하며 새 시대의 음악을 들고나온 Daft Punk는 이어지는 앨범들에서‘로봇’이라는 특이한 컨셉을 중심으로 현대의 문명을 그들만의 장르로 풀어내며 프랑스 일렉트로 씬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랬던 그들이 2013년 현재, 약 8년만에 들려주는 ‘Get Lucky’는 시대의 흐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 곡이다. 그러나 오늘날, 상업 및 파티 문화에 밀접하게 관련을 맺으며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댄스음악들의 틈바구니 에서  소신있는 이들의 행보는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Random Access Memories> 발매 이후 Daft Punk가 기형적으로 변한 EDM씬에 따스한 조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은 개인적인 바람일까.

 

글쓴이: 권혁인,최장민 / 그림: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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