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 VISITS: 갸루-로리타 브레이크코어 나이트

그간 런던과 뉴욕, 도쿄를 오가며 비밀스러운 콘셉트의 레이브와 이벤트를 펼쳐온 아방가르드 넷 아트 콜렉티브, 레밀리아 코퍼레이션(Remilia Corporation)이 마침내 서울에 상륙했다. 레이브 파티를 열고 음원을 발매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33레이즌(33reisen)이라는 패션 라인을 론칭한 이들이 지난 5일 을지로 신도시에서 자축 파티를 열었다. 과거 도쿄 하라주쿠의 스트리트 패션을 대변하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NFT 캐릭터 밀라디(Milady)로 명성을 얻은 이들답게 파티의 콘셉트 또한 심상치 않았는데 이름하여 ‘갸루-로리타 브레이크코어 나이트’다.

파티 콘셉트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로컬 브랜드 와이낫어스(Why Not Us), 페페(Pepe), 슈슈체리(Shushu Cherry)의 팝업 스토어를 시작으로 귀를 찢는 듯한 브레이크 사운드를 선사한 다섯 명의 로컬 디제이. 그리고 레밀리아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기 위해 하라주쿠 패션의 장대한 역사를 카메라에 담아 온 후르츠 매거진의 쇼이치 아오키(Shoichi Aoki)도 현장을 찾았다. 눈을 쉴 새 없이 현혹하는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으니 파운더 샬로 팽(Charlotte Fang)과의 긴 대화와 함께 감상해 보자. 그간 비밀스럽게 성장해 온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의 뒷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


만나서 반갑다.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이 아직 생소할 한국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2021년, 앤디 워홀(Andy Warhol)의 ‘Factory’를 인터넷에 재구성하기 위해 그리고 신흥 디지털 아트 신(Scene)의 개방형 온라인 플랫폼을 위해 넷 아트 콜렉티브(Net Art Collective) ‘레밀리아’를 시작했다. 우리 스스로 ‘뉴 넷 아트(New Net Art)’라고 부르는 것을 탐구하고 플랫폼화 하고 있는데, 이는 제도적 예술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그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인터넷 기반 예술의 일종이다.

나는 특히 관객을 직접 참여하게 하는 공연 예술에 관심이 있고, 금융(Finance)와 산업(Industry)를 예술적 매체로 취급한다. 두 가지 모두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으로 대규모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우리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레밀리아 커뮤니티임을 나타내는 마스코트 캐릭터 제작부터,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글로벌 레이브, 또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테이프, CD, 레이블을 제작 및 운영하고 있다. 또한 문학 및 예술 비평을 다루는 매거진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이제는 ’33레이즌’이라는 패션 라인으로까지 이어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런던과 뉴욕, 도쿄를 거치며 레이브를 이어오다 마침내 서울에 상륙했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택한 이유 그리고 이곳에서의 파티가 어땠는지 듣고 싶다.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신이 흥미로웠다. 아직 서울의 언더그라운드가 언더그라운드로 남아 있을 때, 그 에너지를 느끼고 신을 함께 가속화하고 싶었다. 파티에는 패션적으로 정말 멋진 소녀들이 많이 모였고, 그들이 레이빙을 즐기는 게 아주 보기 좋았다. 물론 브레이크코어 같은 장르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즐거워 보였다. 수는 적었지만 남성 참가자들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 누군가가 보통의 남자들이 이런 얼터너티브한 여성들을 무서워한다고 그러더라. 더 많은 레이브가 생긴다면 성비도 균형이 맞게 되지 않을까.

서울에 오피스도 열었다고 들었는데, 서울을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의 본거지로 삼은 건가? 그렇다면 이유도 궁금한데.

그건 아니다. 패션과 굿즈 상품을 위해 오피스를 열었다. 대부분의 팀원들이 원격으로 일한다. 다만 미국과 유럽 제조 업체들의 품질과 신뢰성에 실망을 한 후 한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서양의 패션 사업은 상당히 진지하지 못할 때가 있다. 서울을 레밀리아의 아시아 본부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도쿄에 레밀리아 콜렉티브의 아티스트들 몇 명이 지내고 있지만 서울을 본거지로 삼는 게 더 편한 것 같다. 나는 서울이 좋다. 한국 음식도.

서울에서의 첫 파티 테마를 ‘갸루-로리타 브레이크코어 나이트’로 정했다. 이런 파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

나는 서브컬처가 패션과 음악, 언더그라운드의 사회적-미적인 부분과 합쳐지며 혁명적인 소재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이론, 이데올로기적 사고, 그리고 서브컬처에 대한 진정한 믿음을 만든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문화를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다. 이번 파티에서 우리가 레이브와 팝업을 결합한 모델을 채택한 것은 우리가 모토로 삼는 인터넷의 자유롭고, 많은 것을 허용하고,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측면이 레이브와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며, 레밀리아가 육성하는 서브컬처가 패션과 음악을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이동에 제한이 있던 때부터 이런 파티를 진행해 왔다. 이런 콘셉트가 드레스 코드를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소녀들과 언더그라운드 음악 신의 소년들이 만나면 새로운 패션과 음악이 탄생하는 건 분명하지 않나. 우리가 갸루와 로리타를 결합할 때 역시 단순히 그 스타일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와 스타일을 확장해 나가려는 의도가 있는 거다. 패션, e-걸(e-girl), 부활한 Y2K 트렌드를 바탕으로 갸루와 로리타를 현대적 의미에서 재해석했다고 할 수 있지. 전통적인 갸루와 로리타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은 새로운 해석을 반대하지만,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보통 일본에서는 이 스타일들을 더 진지하게 대하기 때문에, 일본 밖에서 이 스타일을 재현을 지켜보는 게 더 흥미롭다. 

서울의 많은 ‘갸루걸’들이 파티를 채웠다. 다른 도시와 다르게 이번 서울 파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에너지가 있었는지.

스타일적으로는 ‘J-core’ 패션이 두드러졌다. 일본 외에도 런던, 서울, 중국 전역 그리고 온라인에서 이런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런 스타일 자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받는 아웃사이더의 산물이지 않나. 나는 현대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업물 보다 이런 움직임에 더 관심을 가졌다. 도시 간의 차이가 크진 않지만 한국의 갸루 스타일은 시각적으로 중국이나 런던 보다 더 일본에 가까운 것 같다. 중국은 패션을 더 극단적으로 해석하는 편이다. 이모(emo), 고딕 스타일 같은 것들로. 또 한 가지 한국에서 느낀 점이라면, 한국의 강력한 아이돌 문화가 주로 K-POP 뿐만 아니라 레이브 참여한 인터넷 아이돌까지 뻗어 나갔다는 거다. 팬들이 인터넷 아이돌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레이브에 함께 참여하는 게 놀랍더라.

사이키델릭한 전자음악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줄곧 공개해 왔다. 특히 2월에는 K-POP에서 영감을 얻은 카세트 테이프를 공개하기도 했고.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이 추구하는 음악적 스타일은 무엇인가.

코로나는 분명 지금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위한 폭탄이었다. 언더그라운드 음악 신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정말 재밌는데, 우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아티스트와 사운드를 플랫폼에 모은다. 우리 레이브에서 빠른 bpm의 테크노 음악이 흐르는 게 좋다. 개버, 슈란츠(schranz), 프리테크노, 하드스타일 같은 것들. 반대로, 매쉬업 에너지를 소개하는 하드 테크노에 관심이 많다. 이 중 많은 부분이 DJ 샤프넬(Sharpnel)을 중심으로 오타쿠 스피드코어 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프로젝트 ‘가반게리온(Gabbangelion)’을 보면 알지 않나. 서양 오타쿠들 사이에서는 “오수(Osu)”와 같은 리듬 게임을 통해 그런 장르가 인기를 얻기도 했다. 테크노는 너무 자기 몰입적인 반면, 브레이크코어는 그 자체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와 하드코어의 이상적인 조합이라 할 수 있지.

#BASEDRETARDGANG 테이프는 BRG의 데뷔 믹스테이프였다. BRG는 우리 커뮤니티에서 결성된 하이퍼팝 콜렉티브다. 개념적으로 BRG는 활발한 리믹스 문화와 ‘whitepilled aesthetic’라는 우리와 공통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하드 스타일과 K-POP을 결합한 하이퍼팝을 브레이크코어 세트와 잘 어울리게 만들어냈다. 매우 레밀리아적인 부분이다. 작년 도쿄 레이브에서는 다른 브레이크코어 디제이들과 함께, BRG의 ‘Luvbug’가 플레이했다.

혼란스러운 디지털 세상을 대표하는 브레이크 비트가 파티를 채웠다. 한국 로컬 디제이가 펼친 브레이크코어는 어떤 느낌이었나.

한국의 브레이크코어 신은 작지만, 헤비 노이즈와 180bpm 이상의 빠른 사운드라는 확실한 색을 지닌 것 같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다. 파티를 찾은 소녀들에게 브레이크코어를 좀 더 쉽게 소개하기 위해 템포를 조금 낮춰달라고 부탁해야 할 정도였다. 외국의 디지코어 (Digicore) 신에서 부활한 브레이크코어 콜렉티브 중 일부는 풋워크(footwork)나 쥬크(juke)와 같은 너무 부드러운 댄스 사운드에 빠져있다. 사실 그게 브레이크코어의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부드러운 건 브레이크코어가 아니지 않나. 아티스트는 극단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일부 한국 아티스트들에게 이런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화면을 뚫고 관객의 목을 잡으려고 피가 날듯 주먹을 휘두르는 에너지. 나는 이런 게 좋다.

밀라디 캐릭터만 봐도 그렇고,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은 귀여운(Kawaii) 디지털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어린 시절의 상당 부분을 디지털 세계를 탐험하는 데 보냈을 텐데, 그에 관해 듣고 싶다.

오렌지 카운티의 인디 펑크 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역시나, 대부분의 영향은 온라인을 통해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찾으려고 했다. 미국의 고등학교는 한국보다 훨씬 여유롭기 때문에 운전이 가능한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많았다. 당시의 나는 이론을 공부하는 것에 빠져있었고, 그로 인해 매우 빠르게 스스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은 참조와 인용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기에 포함할 내용을 신중하게 고르려 노력한다. 우리는 ‘Kawaii’ 미학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오타쿠 미학의 전반적인 매력은 전 세계가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네트워크에 중독되며 히키코모리 상태가 점점 흔해지는 상태에서도 비롯되지 않았나. 우리는 이런 히키코모리들을 관찰하는 데서 많은 영감을 받고, 이게 우리를 따르는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는 이런 히키코모리들이 세상을 거부하고 산속에 머무른 수도승과 같다고 생각한다. 또한, 상업적인 매체로서의 예술-산업적인 형태는 인터넷 시대에 매우 적합한 리좀형[1]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히로키 아즈마(Hiroki Azuma)는 이를 ‘데이터베이스 문화’라고 설명했는데, 한마디로 다양한 음정의 집합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런 이유로 K-POP과 아이돌 문화, 중국의 타오바오 부티크 패션 신에 관심이 많다.

이번 파티는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의 새로운 패션 라인, 33레이즌(33REISEN)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패션 브랜드로의 본격적 행보를 기대해 봐도 좋은 걸까?

그렇다. 이번 팝업에서는 33레이즌의 상징인 코튼 캔디 타탄 패턴을 메인으로 한 우리의 캡슐 컬렉션을 공개했다. 올여름에는 쇼룸 오픈과 함께 완전한 데뷔를 계획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레이브라는 서브컬처와 우리가 육성하고 있는 사운드 신이 밀접하게 결합한 형태의 라인을 만드는 거다.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와 펑크가 가진 관계와는 다르게, 우리는 우리가 직접 만들어가는 서브컬처를 구체화하면서, 단순히 영감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설계하려 하는 거지. 언더그라운드와 럭셔리가 통합되는 요즘에는 이게 가능하지 않나. 고급 제조 기술과 소재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기도 했고. 우리는 미우 미우(Miu Miu)의 재치 있고 귀여운 브랜딩에서 힌트를 얻으면서, 독특한 패턴을 디자인하려 한다. 한편으로, 남성을 위한 새로운 슈트 라인인 만들고 싶다. 아마도 내년즈음에.

후르츠(FRUiTS) 매거진의 아오키 쇼이치(Shoichi Aoki)가 이번 이벤트에 참여했다.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의 상징과도 같은 밀라디 역시 후르츠 매거진에서 영감을 얻은 걸로 알고 있는데, 후르츠 매거진 그리고 아오키와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작년 4월, 시부야에 있는 모멘터리 갤러리(Momentary Gallery)의 그룹 전시에 초대받았고, 그곳에서 ‘Bonkler’라는 아트 프로젝트를 처음 선보였다. 그때 레이브를 포함해 주말 이벤트 ‘Remilia-Con Tokyo’를 열었다. 그게 우리의 첫 일본 활동이었고, 쇼를 도와줬던 친구가 우리 작품을 아오키에게 전달했다. 놀랍게도 아오키가 그걸 보고 협업을 제안해 주었는데, 올해 1월 시부야 파르코(PARCO) 백화점에서 열린 ‘FRUiTS x Remilia’ 쇼가 그 결과다. 협업 프로젝트는 아오키가 아오키상이 2017년, 후르츠 매거진을 중단하며 “더 이상 촬영할 ‘Cool Kids’가 없다”라고 언급한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는 거기에 하라주쿠에 더 이상 ‘Cool Kids’가 없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여전히 멋있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다만 온라인에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레이브를 여는 이유이다. 서브컬처는 목적지가 될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필요로 하고,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산업처럼 글로벌한 주요 도시에서의 레이브가 그 기능을 한다. 물론 가상현실채팅(VRchat)에서도 가능하기에 가상현실 레이브도 열고 싶다.

아오키 쇼이치가 서울에서 직접 촬영한 이들을 바탕으로 특별 매거진도 출간된다고 하는데, 약간의 힌트를 줄 수 있나?

사실, 아오키에게 ‘Cool Kids’를 보여주기 위해 그를 서울 레이브로 초대했다. 그의 마지막 서울 방문이 20년 전이었는데, 내가 서울 젊은이들이 뭘 하고 노는지 설명했을 때 놀라워 했다. 그런데 사실 정작 나도 아직 그런 친구들을 보지 못했었다. 이번 파티에 참석한 소녀들처럼 패셔너블한 친구들이 딱히 언더그라운드 뮤직 파티에 참석하지 않을뿐더러, 인스타그램용 사진 촬영을 위해서 길거리에 잠깐 나올 뿐이니까. 하지만 나는 온라인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미리 파악한 상태였고, 일이 어떻게 풀릴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그들은 테스트에 통과했다. 이번 파티가 우리만의 비밀 미션이었고, 우리는 성공했다. 그들은 자신감 넘치고 과감했다. 아오키는 33레이즌 파티 참석자들을 촬영하는 것 이에에도 서울 주변에서 주말 동안 촬영을 진행했는데, 우리는 이 결과물을 모아서 스페셜 에디션을 발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에서 다른 파티를 개최할 계획이다.

후르츠 매거진은 일본의 얼터네이티브 패션의 기록해 왔고, 이번 포토북은 수십 년 후에, 비슷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다음 패션 세대에 영향을 미칠 거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2024년 또한 패션에 있어 중요한 해다. 패션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몇 십 년 후에 청소년들이 오늘날 우리의 ‘Cool Kids’가 무엇을 입었는지 이번 포토북을 통해 돌아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후르츠 매거진과 긴 인터뷰를 진행했다(번역을 도와준 브랜드 Balmung의 Hana에게 감사를 전한다). 인터뷰는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발간될 예정인데, 영어로 된 아오키의 인터뷰가 많지 않기에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에 정말 기쁘다. 우리는 많은 얘기를 했는데, 특히 현대의 트렌드에 대한 아오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을 거다. 아오키의 직접적인 인터뷰는 찾기가 쉽지 않으니 다국어로 번역해 세계가 서울의 신을 주목하도록 하고 싶다.

이번 파티를 통해 서울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레밀리아 코퍼레이션은 NFT, 패션, 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진출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흥미로운 콘셉트의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다. 레이브를 비롯해 레밀리아가 품고 있는 서브컬처라는 세계를 함께할 인플루언서, 모델, 아티스트, DJ 등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33레이즌에서 몇몇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우리 모델 에이전시의 콘셉트는 ‘레밀리아 아카데미( Remilia Academy)’로, 에이전시의 모델 게시판은 트러블메이커 소녀들이 담긴 미국 고등학교의 ‘Yearbook’ 형태로 꾸밀 예정이다. 또한 우리 모델들이 DJ 레슨과 밴드 레슨 등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재능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태주고 싶다. 이 아이디어는 원래 고등학교 불량학생들을 주제로 한 33레이즌 컬렉션 콘셉트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K-POP 분야에서 스타들의 소셜미디어를 관리하던 사람을 고용할까도 생각 중인데, 우리 모델들을 K-POP 대형 아이돌 그룹처럼 관리해 그룹 소셜미디어 계정, 팬 커뮤니티, 굿즈 등의 제작도 생각 중이다. 나는 K-POP 아이돌 산업의 사회적 및 상업적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응원봉, 포토카드, 포토북 같이 이 산업이 만들어 내는 굿즈 같은 인위적 생성물에 흥미를 느낀다. 레밀리아 에이전시를 위해 이런 상품들을 만들고 싶다. 레밀리아는 항상 실제 산업처럼 인공적인 이벤트를 열고 굿즈를 출시하면서 천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처럼 행동한다. 내 목표는 이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성공시켜 계속 이 굿즈 시스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Charlotte Fang&Yuyu Jin from Remilia Corporation

Remilia Corporatio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 | 장재혁
Photographer | 정해원

[1] 리좀(Rhyzome): 리좀은 줄기가 뿌리와 비슷하게 땅속으로 뻗어 나가는 땅속줄기 식물을 가리키는 식물학에서 온 개념으로 철학자 들뢰즈(Deleuze)와 가타리(Guattari)에 의해 수목으로 표상되는, 이분법적인 대립에 의해 발전하는 서열적이고 초월적인 구조와 대비되는 내재적이면서도 배척적이지 않은 관계들의 모델로서 사용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비평용어사전, 한국문학평론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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