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과 자연음을 결합하는 트리오 Asa Tone, 첫 번째 내한 공연 개최 @모래내 극락

자연 세계를 반영한 유기적이고 이타적인 음악, 즉 ‘앰비언트’라고 불리는 장르가 전 세계에서 자생적으로 번영하고 있는 요즘의 음악계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면, 아사 톤(Asa Tone)을 반드시 체크하자.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사 톤은 멜라티 말레이(Melati Malay), 카지(Kaazi), 트리스탄 아르프(Tristan Arp)로 구성된 전자음악 트리오다. 이들의 음악은 실제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선물 받은 자연의 소리와 가믈란, 린딕 등의 전통음악, 그리고 전자음을 결합하여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기술 사이의 유기적 상호 연결점을 탐구한다. 이는 곧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아사 톤은 오는 28일, 모래내 극락에서 첫 번째 내한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앰비언트 듀오 살라만다(Salamanda)가 게스트로 함께한다. 아사 톤과 살라만다가 겹겹이 쌓을 켜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할 것. 특히 회색빛 콘크리트와 잿빛 아스팔트가 가득한 서울에서는 더욱 소중한 경험이리라.

아사 톤의 첫 내한을 앞두고 헬리콥터 레코드(Helicopter Records)의 유일한 직원 박다함은 이들과 나눈 대화를 본지에 투고했다. 트리오의 결성부터 지금까지의 여정, 그리고 음악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화는 하단에 첨부되었다. 자연과 연결된 음악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이들은 물론, 이들의 내한을 방문할 예정인 청자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대화문이다.


한국 청중들이 처음 접할 수 있는 아사 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아사 톤은 함께 흥미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어 하는 뉴욕에서 결성된 트리오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사 톤의 결성 계기에 관하여 알려주세요.

처음엔 뉴욕의 같은 음악 서클을 통해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트리스탄 아르프가 주최한 클럽 이벤트에서 카지와 멜라티에게 공연을 제안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그 후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고, 팬데믹 전에는 모두 같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며 레코드를 공유하고 요리하며 음악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죠. 2019년 초, Melati가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갈 예정이었고, 우리는 10일을 따로 빼서 작은 정글 속 집에서 함께 장비를 가져가 협업을 해보자는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될지 한번 보자”는 느낌으로요. 그렇게 해서 첫 녹음들이 탄생했고, 아사 톤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앨범 [Temporary Music]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사 톤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트갈랄랑(Tegallalang)에서 녹음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녹음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녹음을 진행한 정글 속 집은 벽이 없어서, 긴 습한 밤 동안 매미 소리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이면 스쿠터를 빌려 얇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 Warung(작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제한된 사운드로 밤늦게까지 즉흥 연주를 녹음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창작의 공간을 마련해 시간의 제약 없이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좋았고, 같이 만들고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앨범 발매 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의 경험은 어땠나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2020년 일본에서 [Temporary Music] 청음회가 있었고, 곧바로 세상이 급변했죠.

2020년 1월 말 일본에서 열린 이벤트에 있었고, 그때 한 친구가 팬데믹에 관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몇 년 동안 서로 떨어져 지내야 했습니다. 트리스탄은 멕시코시티에, 멜라티와 카지는 각각 호주와 인도네시아에 있었습니다.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매우 초현실적인 순간이었지만, 그 어려운 시간을 이겨낸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중간에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이상한 경험이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었고, 물론 공연도 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다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함께 들을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팬데믹 이후 다시 공연을 시작했으며, 그중에서도 가믈란 수디마라(Gamelan Sudimara)와의 협업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믈란 그룹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가믈란 수디마라와 작업하는 것은 큰 영광이었습니다. 큐레이터의 제안으로 성사된 단 한 번의 공연이었는데, 그들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우리의 악기를 미세하게 조율해야 그들과 음악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천 년이 넘는 전통에 전자음악을 접목하려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장비 한계에도 불구하고 매우 환대해 주었고, 공연은 정말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저희를 겸손하게 만들어준 경험이었습니다

[Temporary Music], [Live at New Forms] 앨범뿐만 아니라 트리스탄 아르프의 인터뷰에서도 “제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음악 창작의 열쇠”라고 자주 언급했는데요. 이런 사고방식이 앞으로의 음악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까요?

네, 맞아요. 제한은 우리의 사운드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우리의 창작 생활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Temporary Music]은 세션 전에 준비한 제한된 소리 틀로 만들어졌으며, 첫 앨범뿐만 아니라 이후의 모든 음악에도 영향을 주었죠. 현재 우리는 다른 반구에 살고 있다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인내심과 신중함을 가지고 우리의 작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2023년에 함께 일본 투어를 했고, 인도네시아에서 살라만다와 협업도 자주 하는데요. 서울에서 다시 함께 공연하는 느낌은 어떤가요?

살라만다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매년 함께 공연하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어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공연이 성사되는 것이 매우 특별합니다. 2020년 팬데믹 기간에 처음 그들과 온라인으로 연락했고, 제가 운영하는 레이블 휴먼 피치(Human Pitch)에서 그들의 앨범 [ashbalkum]을 발매했어요. 한편 멜라티와 카지도 팬데믹 동안 살라만다와 따로 연락하고 있었죠. 그래서 아사 톤으로 함께 공연하는 것이 매우 특별했고, 마치 가족처럼 연결된 특별한 느낌입니다.

멜라티는 전통 인도네시아 음악을 듣고 있다고 했고, 카지와 트리스탄은 일본 뉴 웨이브 음악인 Dip in the Pool, 그리고 다운템포, 하우스 음악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음악적 영향이 현재 당신들의 사운드에도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인도네시아와 일본 음악에 영향을 받았지만, 지구 곳곳의 다양한 시대의 음악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혼합된 음악을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조금 다른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최근 멤버들이 주목하고 있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음악이나 아티스트가 있나요?

최근에는 Christos Chondropoulos, Aleksi Perälä, Marina Herlop, Zaumne, Nidia, Uwalmassa 같은 음악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서울에서의 첫 공연인데요. 어떤 점을 기대하고 계시며, 청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많은 음식을 먹고, 새로운 거리를 걷고 레코드 가게를 발견하는 서울 여행이 기대됩니다! 우리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저희와 소통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Asa Ton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Asa Tone 내한 공연 정보 및 예매 페이지


Editor│황선웅
Interviewer│박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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