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듀오 글렌체크(Glen Check)가 4년 만에 신보 [The Glen Check Experience EP]와 함께 수록곡 “Follow The White Rabbit”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프렌치 하우스, 디스코 계열에 기반을 둔 지난 두 장의 앨범과 확연히 달라진 색깔은 기존 팬에게 적잖은 당혹감 내지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 많은 팬들이 주목했듯,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andnatives)로 둥지를 틀며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많은 의문을 불러 모았는데, 이번 글렌체크의 앨범은 그들의 새로운 결과물, 5곡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 듯하다. 하단에 글렌체크와의 간단한 인터뷰를 실었다.
지난 앨범을 낸 뒤로 4년이 흘렀다. 신보 [The Glen Check Experience]에는 글렌체크의 어떤 경험이 녹아들어 있나.
준원: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환경, 취향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음악에 담았다. 세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나도 변했기에 완전히 다른 접근을 통해 음반을 만드는 일이 너무나 당연했다. 그동안 느껴왔던 개인적인 감정을 시적으로 가사에 담으려고도 했다.
혁준: 앨범을 만들 때마다 목표는 항상 기존의 음악과 다른 무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 작업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롭게 곡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했다.
이번 앨범에 영감을 준 것 세 가지만 말해달라.
준원: 내가 사는 집 인테리어, 역사책, 90년대 영화.
혁준: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음악, 영화, 내 고양이.
4년 전의 글렌체크와 지금의 글렌체크는 무엇이 변했나?
준원: 무엇보다도 음악 자체가 변하고 진화했다. 장르의 제한이 없어졌다. 성장했다고 믿는다. 4년 전의 자신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 비슷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한다.
혁준: 4년 전에 젊음을 노래했다면 이번 앨범은 조금 더 성숙한 곡들이 실려있다.
“Follow The White Rabbit”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여기서 ‘White Rabbit’은 무엇을 의미하나.
준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에 나오는 흰 토끼다. 이상한 나라로 가는 토끼굴로 앨리스를 끌고 갔듯이, 어떤 새로운 경험이나 모험에 이끌리는 강렬한 감정을 표현했다.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대비되는 색, 사이버 펑크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는 마치 “매트릭스(Matrix)”를 떠오르게 한다. 어떤 의도를 가진 연출인가?
준원: 제목이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문구인 건 사실이지만, 영상은 특별히 그 영화와 연관이 깊지 않다.
지금의 전자음악 신에서 ‘미래(Future)’라는 단어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준원: 이전 전자음악은 인간미가 배제된 차가운 음악으로 다가왔고 그 점이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인간적인 요소가 전자음악에서 중요해질 것 같다. 단순히 소리의 전달이 아니라 전달 과정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매력으로 표현하는지 중요해질 것 같다. 그리고 전자음악이라는 말 역시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어차피 대부분의 대중음악이 전자음악과 어떻게든 관련 있으니.
혁준: 전자음악이라는 분류 자체가 앞으로는 점점 의미가 없어질 것 같다. 신시사이저가 처음 발명되어서 음악에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는 전자음악이란 단어가 굉장히 큰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지금은 음악 프로덕션에서 전자 악기를 사용하는 일은 너무나도 대중화되어 있다. 이렇게 점점 장르의 구분은 없어지고, 구분하는 말 역시 희미해지면서 음악이 발전해나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