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상속녀 Anna Delvey, 출소 이후 가택 연금의 삶

애나 델비(Anna Delvey)가 감옥에서 만들고 판매한 예술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의 본명은 애나 소로킨(Anna Sorokin). 모스크바 지역 출신의 평범한 가정 출신이었던 애나는 억만장자 상속녀 흉내를 내며 뉴욕 사교계와 은행, 호텔을 대상으로 각종 사기를 저질렀다. 결국, 애나는 다수의 절도와 사기 등의 혐의로 2019년에 약 3천만 원의 벌금과 약 2억 5천만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명령과 함께 징역 4~12년 형을 선고받아 베드포드 힐스 여성 교정 시설에 수감되었다.

애나는 재판 기간 라이커스 섬에 수감되어 싸움과 명령 불복종과 같은 경범죄를 저질러 독방에 감금되기도 했지만, 징역 선고 이후 4년간 교도소에서 모범 수형자로 복역하여 가석방됐다. 또한 비자 체류 기간이 만료된 이후 독일로 돌아가지 않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되어 교정 시설에 구금되었고 올해 10월 보석금 약 천만 원을 지불하고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24시간 가택 연금 상태로 모니터링을 통해 감시받으며 소셜 미디어 접근을 금지당한 애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 중심부에 위치하는 개조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애나는 여전히 에미넴(Eminem)과 드레이크(Drake)의 음악을 큰 소리로 즐겨 듣는다. 인터뷰에서는 가짜 상속녀를 연기하면서 마스터한 유럽 특유의 억양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녀의 아파트 내부를 살펴보면 당장이라도 맨해튼 다운타운 클럽으로 향할 것만 같은데, 침대와 주방에는 명품 의류와 액세서리가 널브러져 있고, 냉장고에는 음식 대신 다이어트 콜라와 탄산수 라크로이(LaCroix)와 산펠레그리노(S.PELLEGRINO)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소 협소해 보이는 임시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애나지만 뉴욕의 아파트 집세를 생각하면 분명 적지 않은 지출이었을 것. 그녀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놀라는지 모르겠다. 하룻밤 사이에 무언가를 이뤄낸 것과는 다르다”라고 말했으며, 감옥에서 삽화를 그리고 복사한 판화를 판매하여 약 2억 6천만 원을 벌었다고 밝혔다.

애나 소로킨이 아파트 옥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회고록과 예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 애나가 가장 힘을 쏟고 있는 프로젝트는 디너 시리즈로, 이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생각이라 전했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엄정하게 VIP를 선별 후 그룹 단위로 저녁 식사에 초대할 것으로 보이며, 애나는 이를 통해 국 시민 자유 연맹(ACLU), 평등한 정의 구현(Equal Justice Initiative)과 같은 형사 사법 기관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편지함에는 애나와 함께하려는 유명 셰프와 프로그램 제작사의 편지가 넘쳐난다고.

애나는 결코 본인이 틀렸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성공할 때까지 속이세요.(Fake it till you make it.)”와 같은 사고방식이 대중 사이에 이미 만연했으며, 이렇게 성공한 사람을 존경할만하다고 여기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애나는 인터뷰에서 “‘일하고, 더 일하면 이뤄질 거야’라는 허황된 말에 사람들이 속고 있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거나 사과하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애나의 사기 행각은 넷플릭스 시리즈 “애나 만들기”를 통해 더욱 유명해졌다. 법적 비용과 벌금을 충당하기 위해 애나는 약 4억 원을 받고 넷플릭스에 판권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지 출처 │ Ar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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