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마트폰과 게임기로 재탄생한 LG Wing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기 전 출시된 ‘윙(Wing)’은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유행이 시작될 무렵,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선보이고자 하는 LG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6.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T자 형태를 만들고, 이와 동시에 뒷면에 탑재된 3.9인치 서브 디스플레이가 모습을 드러내는 스위블 폼팩터 형식을 택했다. 디스플레이가 회전하는 독특한 외관으로 출시 이후 전 세계 얼리어답터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때아닌 ‘Wing 개조’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윙의 개조된 형태를 보면, LG에서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스마트폰 뷰(Vu)의 모습과 흡사하다. 해외 스마트폰 커뮤니티 XDA의 사용자들은 개조된 윙의 모습을 보고 ‘뷰 4’라고 칭했으며, 개인이 직접 스마트폰을 개조하여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를 대신해 뷰 시리즈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윙의 서브 디스플레이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메인보드와 배터리, 카메라를 조합하여 하나의 독립적인 스마트폰으로 재탄생했다.

개조된 윙의 전면부로는 윙의 서브 디스플레이 특징인 정사각형 비율 화면이 돋보이고, 우측에는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이, 좌측에는 유심 슬롯이 있어 실제 사용이 가능하다. 후면부에는 카메라와 스피커, 충전 포트가 위치해 있으며 윙 고유의 팝업 카메라를 그대로 적용시켜 전면 촬영 시 상단에서 카메라가 튀어나오도록 커스텀했다. 그러나 메인 기기의 부품을 서브 기기의 좁은 공간에 잘 배치했지만, 모든 부품이 작은 서브 기기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조금만 사용해도 발열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또한 서브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기 때문에 전원 버튼을 눌러 스마트폰을 종료시킬 수 없고, 기본 카메라 앱을 사용하면 촬영은 가능하지만 화면을 볼 수 없는 불편함도 있다. 종료 팝업과 카메라 화면은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작동하기 때문. 하지만 볼륨 다운 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10초간 눌러 강제 재부팅을 하거나, 별도로 카메라 앱을 설치해 사용하면 기기를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초기화는 금지되어 있다.

중국의 게임기 개발자 라오장(Laozhang)은 개조된 윙을 분해하고 게임기와 조합하여 휴대용 안드로이드 게임기로 만들었다. 윙의 서브 디스플레이와 메인보드를 직접 설계한 게임 컨트롤러에 넣어 완성했다. 약 50만 대가 출시된 윙 제품을 휴대용 게임기로 커스텀해 50개 한정으로 제작하고 판매했다.

피처폰 시절 LG가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점유율 3위에 오르는 찬란한 시절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고 초라한 판매 실적에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되어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세계 최초’에 도전장을 내밀며 존재하지 않는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위한 대담한 도전이 있었기에, 윙을 사용한 커스텀 제품 ‘뷰 4’와 ‘윙 휴대용 게임기’도 가 존재할 수 있었을 것. 이제는 볼 수 없는 윙의 계보를 자발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는 이들의 창의적인 작품을 함께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 LG, Liliputing, 태친 Youtube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