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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Recap: RBMA Bass Camp Seoul

레드불(Red Bull)은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나흘간 국내 인디 뮤지션 육성을 위한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 베이스캠프 서울(Red Bull Music Academy Bass Camp Seoul, 이하 RBMA 베이스캠프 서울)’을 개최했다. 재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육성하는 프로젝트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Red Bull Music Academy)’의 축소판 ‘RBMA 베이스캠프’는,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첫 회를 맞이하여 힙합, EDM, 국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16명의 인디 뮤지션을 초청했다. 강연, 스튜디오 세션, 워크숍까지 각종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 종로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에서 진행되었고, 30일 토요일에는 ‘Itaewon Takeover’라는 이름으로 이태원에 위치한 클럽 네 곳을 휩쓸었다.

강연과 워크숍에는 록 밴드 ‘산울림’의 리더로 한국 대중 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싱어송라이터 김창완, 미국 서부 힙합 신(Scene)의 큰 형님이자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활동하는 프로듀서 이집션 러버(Egyptian Lover), 일렉트로닉 뮤지션 제시 란자(Jessy Lanza)와 제임스주(Jameszoo)가 자신의 음악적 소회를 털어놓았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는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 썬더캣(Thundercat), 에리카 바두(Erykah Badu), 사카모토 류이치(Sakamoto Ryuichi)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 약 1,500명이 참여해  일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탈피, 음악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산울림 시대에 대한 음악적 고찰

30일 토요일 정오부터 약 세 시간 동안 이어진 김창완의 ‘산울림 시대에 대한 음악적 고찰’은,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탁월한 진행으로 계획한 강연과 즉흥적 요소가 적절하게 가미된 순간이었다. 기성세대 뮤지션에게 기대할만한 뻔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활동 당시 산울림 밴드가 기존의 음악에 대해 반항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고 했던 경위에 대해 상세히 다뤘다.

7~80년대 한국에서 펑크 록(Punk Rock)이나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에 대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던 당시, 순수하게 새로운 음악을 찾아 떠난 음악 여정을 친숙한 경험담으로 풀어냈다. 더불어, 김창완은 인터뷰 내내 양손에 기타를 쥐고 있었고, 즉흥 연주까지 선보여 조그마한 한옥 마당에서 예기치 않은 작은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짐작건대 “너의 의미” 등의 히트곡을 통해 김창완의 음악적 세계를 재단하기에는 무리일 것이다.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그의 음악적 실험정신, 특히 전자음악 부문에서 그가 품고 있는 ‘반항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그의 음악에 대한 적절한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 정형성에 대한 그의 파격적인 도전, 음악 소스를 얻는 일부터 마스터링을 거쳐 하나의 완성된 트랙이 탄생하기까지, 이 일련의 과정이 강연에서 이루어졌다.

‘TR-808 Jam Session’

TR-808하면 떠오르는 아티스트는 여럿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이집션 러버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그는 TR-808이 아직 힙합 신의 주류 악기로 떠오르기 이전, 가장 빠르게 이를 도입한 이였다. 댄스 뮤직의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자신이 가장 즐겨 듣던 랩을 얹었고, 그러면서도 음악에는 섹시 스타로서의 이미지를 늘 투영해왔다. 이집션 러버의 강연은 그러한 그의 음악 연대기를 다시 한번 돌아봄으로써, 전자음악 신의 발전과 TR-808의 확장에 관하여 돌아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는 80년대 LA의 음악 시장의 시작과 발전에 관하여 자신의 이벤트를 통해 담백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그 상황 자체는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에게 LA는 갱스터가 사는 도시였다. 갱과 갱이 싸웠고, 총과 약이 즐비했던 곳. 이집션 러버는 그곳을 탈출하고 싶었고, 그렇게 ‘이집션 러버’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집트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후드(hood)를 탈출하고 싶은 의미가 이름에 고스란히 담긴 것.

이 이야기를 풀어낸 후, 그는 엉클 잼스 아미(Uncle Jamm’s Army)를 언급했다. 엉클 잼스 아미는 70년대 후반의 LA 파티 크루다. 댄서, 프로듀서, 프로모터가 존재했고, 크고 작은 파티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당시 LA에는 이러한 파티 크루가 흔치 않았기에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꾸준한 활동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집션 러버’라는 이름은 그가 디제이로, 플레이어로 활동하면서 ‘이집트에서 온 음악’과 같은 느낌을 대중에게 풍기며 그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조차도 TR-808이 무엇인지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Rapper’s Delight”로 처음 랩 음악을 접한 그는, 이후 지미 스파이시(Jimmy Spicey)의 “Supre Rhyme”을 듣고 ‘이게 랩이지’와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플래닛 락(Planet Rock)의 음악을 듣고 나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플래닛 락의 드럼을 친 ‘드러머’를 찾을 수 없었고, 이후 한 친구를 통하여 그것이 TR-808임을 알았다고. 그가 드럼 머신으로 음악을 만들게 되고, 아이콘이 된 계기는 우습지만, 단순했다.

그리고 강연의 끝에서 그는 자신의 TR-808을 꺼냈다. 소스는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TR-808을 눈앞에서 보는 경험은 생각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그는 TR-808으로 여러 리듬을 만들었고, 이를 다루는 방법에 관하여 자세하진 않아도 나름 흥미롭게 선보였다. 덧붙여 자신은 굉장히 여러 대의 TR-808을 가지고 있단 말을 덧붙이며, 콜렉터로의 면모 또한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이집션 러버의 강연은 마무리되었다.

글 │ 이준용, 심은보
사진 │ Red Bul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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