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로 인해 러시아 전역의 마피아는 그간 범죄 활동을 제한했던 공산주의 법에서 해방됐다. 때문에 90년대는 러시아 마피아에게 가장 풍요로웠던 시기였으며, 이는 그들이 죽고 난 뒤의 묘비에서까지 나타난다.
러시아 중앙부의 대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는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마피아 전용 공동묘지’가 있다. 묘지는 생전 그들의 부와 업을 과시하는 값비싼 대리석 묘비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본래 고인을 묘사한 큰 묘비는 1970년대 동유럽 국가에서 전해지는 일반적인 전통이지만, 마피아는 이를 더욱 웅장하고 독창적인 형태의 묘비로 발전시켰다.
러시아 마피아는 사후에도 자신의 부와 권력을 드러내려는 욕구가 강했다. 동상이나 비석에 새겨지는 그들의 모습은 고인의 실물 크기를 고스란히 반영함과 동시에 그들이 아꼈던 자가용까지 섬세하게 묘사한다. 그림 이외 묘비에 새겨지는 글 역시 범상치 않다. 묘비 주인의 이름과 별명은 물론, 적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후대에 전하는 범죄 세계에 대한 조언, 총이나 칼 등 각종 무기를 다루는 전문 지식까지 찾아볼 수 있다.
지금에 와서는 위와 같이 웅장한 형태의 러시아 마피아 묘지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덕분에 이제 마피아 전용 공동묘지는 예카테린부르크의 새로운 관광지가 되었고, 매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러시아 마피아의 명복을 빈다고… 러시아 마피아의 화려함 가득한 묘비를 천천히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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