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뮤지션 딘 블런트(Dean Blunt)를 필두로 결성된 프로젝트 베이비파더(Babyfather)의 신곡 “bluey vuitton”이 공개됐다. 곡의 프로듀싱은 뉴욕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scene)을 대표하는 크루이자 레이블 서프 갱(Surf Gang)의 이블지아니(Evilgiane)가 담당했다.
예상치 못한 협업이지만, 어느 정도 힌트가 있었기에 이들의 팬이라면 그리 놀랍지는 않았을 것. 지난 7월, 딘 블런트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에 “J&ANS”라는 제목의 짧은 곡이 공개됐고, 8월 초에는 “bluey vuitton”이 정식 발매 전에 공개되기도 했다. 두 곡 모두 설명란에 ‘prod evilgiane’라고 적혀 있었지만, 곡 도입부에 들리는 이블지아니의 시그니처 사운드로 그가 프로듀싱했음을 설명 없이도 알 수 있었다.
베이비파더로서 발매하는 음악은 딘 블런트의 솔로 작업과는 달리 힙합에 좀 더 중점을 둔 사운드를 특징으로 한다. 참고로, 2016년에 발매된 베이비파더의 첫 정규 앨범 [BBF Hosted by DJ Escrow]는 타이니 믹스 테잎스(Tiny Mix Tapes)와 레지던트 어드바이저(Resident Advisor)가 각각 선정한 그해의 릴리즈/앨범 리스트에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이블지아니는 언더그라운드와 메인스트림 양쪽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 프로듀서다. 서프 갱 크루를 결성해 자신만의 사운드를 구축하며 뉴욕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에이셉 라키(A$AP Rocky)와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 베이비 킴(Baby Keem)과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얼 스웻셔츠(Earl Sweatshirt) 등 메인스트림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대중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지난 3월에는 에비앙 크라이스트(Evian Christ)가 주최하고, 많은 언더그라운드 스타가 거쳐 간 저명한 파티 시리즈 ‘Trance Party’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유럽 언더그라운드 신에도 그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번에 공개된 “bluey vuitton”은 베이비파더의 멤버이자 제임스 메사이아(James Massiah)로도 알려진 DJ 에스크로우(DJ Escrow)의 16마디 벌스로 시작해, 딘 블런트의 8마디 벌스로 마무리되는 몽롱한 드릴 트랙이다. 이번에도 딘 블런트는 관습을 깨는 장난스럽고 비밀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트워크는 조악하고, 곡의 재생 시간은 ‘번개송’처럼 짧다. 모두가 주목할 만한 협업임에도 역시 특별한 홍보는 없었다. 하지만, 영국 언더그라운드 음악 신의 살아있는 전설과 뉴욕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의 떠오르는 별의 만남이 어떻게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bluey vuittion”은 각종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감상할 수 있으니, 지금 바로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