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규칙과 반복은 우리에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지만, 정작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조차 버거운 현실이다.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앞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이 끊임없는 전진 아래 우리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 삶의 위치를 구성하고 있는가?

프로듀서 오타키(Otakhee)의 새 앨범 [where is ______?]는 이러한 실존적 물음에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답한다. 묵직하게 내려앉는 비트는 단단한 뼈대를 이뤄 기반을 닦고, 그 위로 다채로운 사운드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덥(Dub)의 반향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그 방향을 가늠키 어렵게 한다. 청자는 소리 속에서 긴장하고, 내면으로 침잠하며, 때때로 몸을 흔들기도 해 오타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긴장감 속에서도 절충적이면서 정교하게 쌓인 사운드 레이어는 균형 잡힌 안정감으로 우리를 이끌어가지만, 앨범의 중반을 지나며 등장하는 “어쩌지 못하는”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우리는 발밑의 기반이 무너지고 비트가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가운데 혼란으로의 전환을 맞이한다. 이어지는 당황과 가속, 삶의 박동 속에서 의문을 경험하고, 결국 정해지지 않은 결말에 도달한다.

[where is ______?]는 다시금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만약 자신의 과정과 기억, 그리고 경험을 돌아봤다면, 이제 그 답을 찾는 것은 온전한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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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Otak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