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d again.. 새 정규 앨범 [Ten Days] 발매

제66회 그래미 어워드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부분을 수상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영국의 DJ 겸 프로듀서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 얼마 전 스크릴렉스(Skrillex),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등 장르 음악의 선구적 뮤지션들과 협업하며 전자음악계의 ‘잇 보이(it boy)’로 급부상한 그는 현시점 가장 핫한 뮤지션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지난 6일, 프레드 어게인이 본인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Ten Days]를 공개하며 또다시 상승기류에 올라탔다.

크래딧에는 일부 리스너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이름들이 보인다. 뮤지션 앤더슨 팩(Anderson.Paak), 샘파(Sampha) 그리고 프로듀서 포 텟(Four Tet)과 스크릴렉스. 이들의 참여는 프레드의 이전 앨범과 [Ten Days]의 궤를 다르게 하며 구조적으로 그의 프로덕션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아티스트 ‘Obongjayar’와 북아일랜드 보컬리스트 ‘SOAK’ 등, 예상치 못한 게스트들과의 오묘한 합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앨범은 스킷을 제외한 10개의 트랙이 수록된 퓨전 일렉트로닉 앨범이다.

수록곡 “where will i be”에서는 컨트리계의 전설 에밀루 해리스(Emmylou Harris)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다듬는 프레드만의 해석이 돋보인다. 신디사이저 위로 얹어진 그녀의 보컬은 1995년 발매된 원곡의 소리와는 전혀 다른 질감과 형질을 가진다. 제아무리 컨트리의 여왕일지라도 프레드의 음악 안에서는 하나의 악기로써 존재할 뿐 결코 주연이 될 수 없다.

또 다른 수록곡 “backseat”에서도 마찬가지. 인디 팝 뮤지션 더 재패니스 하우스(The Japanese House)의 곡 “Sunshine Baby”는 프레드에 의해 새롭게 조각되어 거친 브레이크 비트 속에 녹아든다. 프레드의 이전 작업들에서도 특징적으로 드러났던 이러한 샘플링 방식은 단순한 구조를 갖는 그의 음악에 활기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앨범의 중점적인 아이디어로 작용한다.

또, 그는 앨범 속 일관된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길이의 프레이즈(Phrase)를 반복하며 서서히 몰입감을 높여간다. 흔한 팝 음악들처럼 섣불리 곡을 마무리 지으려 하지 않고, 과도하게 역동적인 전개 또한 일부러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성이 밋밋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그만큼 프레드 어게인만의 싱거운 맛이 분명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앨범임은 부정할 수 없다.

프레드 어게인은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을 두고도 그들에게 수동적으로 이끌려가며 어수선한 음악을 만들어내기보다 모든 면에서의 ‘절제’를 택했다. 10장의 스냅 샷을 모아놓은 것 같이 단정하게 정돈된 사운드는 [Actual Life] 3부작에서 느껴볼 수 있던 그의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한 단계 더 진보했음을 알려준다. 팬들의 기대에 착실하게 부응하면서도 억지스러운 음악적 장식들을 과감하게 내려놓았고, 이는 되려 잔잔한 흥을 유발하는 그만의 음악 세계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백문이 불여일청. 그가 어째서 새로운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이번 앨범 [Ten Days]. 그의 획기적인 복귀를 직접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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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Fred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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