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끈질기게 비판해온 그는 지난 2018년 아일랜드 출신 예술가 케빈 아보쉬(Kevin Abosch)와 함께 난민 문제를 고발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PRICELESS”를 진행한 바 있다.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가 이번에는 독일의 DIY 업체 호른바흐(Hornbach)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afety Jackets Zipped the Other Way”라고 이름 붙여진 그의 이번 프로젝트는 호른바흐의 안전 재킷과 몇 개의 훅, 케이블 타이 등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작품으로, 누구든지 재료만 있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아이 웨이웨이의 이전 작품 “Five Raincoats Holding Up a Star”를 발전시킨 형태로, 간단한 작업만으로 일상의 기제품(旣製品)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 아이 웨이웨이는 이번 작품이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거나 미술 작품을 수집하지 않는” 일반 대중들을 위해 제작되었다고 밝히며 “누구나 이 작품의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fety Jackets Zipped the Other Way”는 재료와 형태에 따라 총 4가지 다른 버전으로 제작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된 웹사이트에 작품의 의미에 대한 설명과 필요한 재료들이 상세하게 명시되어 있으며, 제작 방법은 PDF 파일로 다운로드받거나 온라인 구매를 통해 서적의 형태로 구입할 수도 있다.
한 편, 우리에게 이번 프로젝트가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는 협업사인 호른바흐가 지난해 아시아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광고로 논란을 일으킨 기업이기 때문. 그야말로 “다 된 아이 웨이웨이에 호른바흐 뿌린” 격인 이번 작품이 동양권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