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형 시장은 연간 5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전 세계 성형 시장의 약 1/4을 차지하는 규모로, 중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의료 관광’은 이제 찾아가는 서비스, ‘원정 성형’으로 한 단계 진화하면서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성형공화국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성형 사업이 이 나라 경제에 어느 정도 힘을 불어넣는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씁쓸해진다.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외모조차 스펙으로 평가받는 취업 시장, 그리고 이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너지야말로 사회를 점점 각박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인 사진작가 여지는 그녀의 작품 ‘Beauty Recovery Room’을 통해 대한민국 성형 사업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메시지는 그녀의 개인전 ‘It Will Hurt A Little(조금 따끔합니다)’과 일맥상통한다. 퉁퉁 부어오른 몸, 수술 자국, 혈흔이 선명한 붕대, 이유야 어찌 됐든 미(美)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하는 그녀들이 가엽게 느껴진다. 자신의 몸을 성형 지도로 삼은 퍼포먼스 “Draw On Me”와 함께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