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스케이트보드 비디오가 전 세계 스케이터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Boys of Summer”라는 제목의 이 풀 렝스 비디오는 마치 여러 에피소드로 나뉜 시트콤을 보는 듯한데, 소울이 흠뻑 느껴지는 BGM과 적재적소에 삽입되는 적나라한 ‘짤방’, 그리고 멋지게 보이는 것 따위에는 관심 없는 영상 편집은 기존 스케이트보드 비디오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형식의 것이었다. 우선 “Boys of Summer”를 감상한 뒤 이 비디오의 매력을 함께 분석해보자.
1.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세대 , 유명세를 막론하고 미국 스케이터들이 총출동: 스케이트보드 신(Scene)의 형님격인 Alex Olson, Mark Gonzales, Jason Dill, Lance Mountain, Eric Koston은 물론, 떠오르는 젊은 스케이터들과 인지도가 없는 스케이터 모두 과거 풋티지부터 최근 모습까지 총망라한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2015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비디오다. 이들 대부분 LA를 중심으로 보드를 타거나 과거에 이곳에서 한창 활동했던 스케이터들이다. 영상이 끝나고 충격적인 장면과 함께 영상에 참여한 스케이터, 모든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스케이터라면 벅찬 감동을 느낄 수도 있겠다.
2.유쾌함: 최근의 스케이트보드 비디오가 스케이터의 테크니컬한 스케이팅이나 스타일리쉬한 장면 등 기술적이고 예술적인 비주얼에 치중했다면, 이번 “Boys Of Summer”는 그러한 작위적인 요소를 모두 쿨하게 날려버린다. 멋있고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스케이터들이 항상 목놓아 외치던 날 것의 느낌 그대로를 드러낸다.
3.비주얼: 본 작품은 주로 오래된 미국 영화와 뮤직비디오에서 많은 장면을 따왔는데, 하나같이 폭력적이며 괴기스럽거나 섹슈얼하다. 이 기괴한 ‘짤방’들은 편집자에 의해 묘한 내러티브가 생긴다. ‘짤방’들을 매우 감각적으로 배치했을 뿐만 아니라 남녀의 성기를 보여주려고 한 필르머의 노력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영상 시작부터 끝까지 Rufus, Chakakan, Stevie Wonder, Shannon 등 1970-80년대의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차용한 데서 이 영상이 추구하는 어떤 지향점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4.필르머 Jeff Kutter: 스케이트보드 필르머로는 다소 낯선 이름인 제프 커터(Jeff Kutter)는 슈프림 LA 숍의 매니저다. 그는 슈프림 LA 스토어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쭉 슈프림과 함께하고 있다. 슈프림의 최근 스케이트보드 비디오 “Cherry”에서 등장해 보드를 타기도 했던 그는 LA에서 그간 친분을 쌓은 스케이터들과 촬영했으며, 영상의 대부분은 ‘아이폰’으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제프 커터가 “Boys of Summer”를 매우 오래 전부터 구상했으며, 그결과 그간 모아온 클립을 활용하여 1시간짜리 대작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