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뉴욕 스케이트보딩의 현장을 기록해온 비디오그래퍼 RB 우말리(RB Umali)가 최근 삼성 갤럭시 S7 엣지, 기어 360으로 촬영한 스케이트보드 비디오 “NYC Galaxy”를 공개했다. 뉴욕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그인 만큼 이번에도 역시 뉴욕을 무대로 일라이 리드(Eli Reed), 야제 팝슨(Yaje Popson), 개빈 놀란(Gavin Nolan)과 같이 내로라하는 로컬 스케이터들과 함께 5분짜리 비디오를 완성했다. DSLR로 촬영한 클립과 크게 구분이 되지 않는 영상은 이제 모바일에 장착된 카메라의 품질이 일정 궤도로 진입했음을 말해준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서 한 세대의 전자기기가 손에 익기도 전에 그다음 버전의 것으로 대체되는 광경을 우리는 쉽게 봐왔다. 격동하는 변화에 창작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가치관의 대립을 스케이트보드로 치자면 ‘VX vs HD’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디제이들에게는 턴테이블과 랩탑 디제잉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일단 머리 아픈 이야기는 제쳐두자. 확실한 건 이제 대포알 같은 카메라를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준수한 퀄리티의 영상물을 뽑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숱한 인터넷 유저들은 간편하게 모바일로 촬영한 때깔 좋은 클립을 인스타그램에 뿌리고 있다.
현실을 빼다 박은 첨단 그래픽도 무덤덤해져서 오히려 20년 전에나 볼 수 있던 조악한 픽셀과 사운드에 다시 열광하는 시대다. 돌고 돌아 다시 뻔한 이야기. 첨단 기술의 바람을 타고 훨훨 날든지, 빈티지 장비에 목숨 걸든지 가장 신경써야 할 건 각자의 ‘스타일’이라는 말이다. 장르나 기법을 넘어서 스타일이 곧 본질이자 형식이고 주제다. 집을 수 있는 도구는 널려 있으니 내면에 자리한 스타일을 발견하는 일이 먼저 아닐까. 실제로 우리가 열광하는 작품의 창작자들은 모두 자신의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온 이들이 아닌가.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