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터무니없는 공상으로 취급받는 시대다. 당신은 문제적인 사회를 구원할 방도를 생각해낼 수 있는가. 현대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을 인용하건대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지’ 않은가.
인스타그램 계정 @humans_of_capitalism은 다국적 자본주의가 낳은 모순적인 이미지들로부터 유머를 발견한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삼키고 소화해 상품으로 배설한다. 심지어는 자본의 논리를 비난하는 명제마저도. 이 계정이 포스팅하는 이미지들이 유발하는 웃음은 결코 박장대소가 아니다. 미적지근한 헛웃음이다.
우리 시대를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냉소’가 아닐까. 이 지경이 된 세상 속에서 농담으로 도피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정신 건강을 보호할 유일한 선택지일지도 모른다. 설령 그 농담이 차갑게 식어있을지라도 말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 자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