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일반 브랜드의 공식 SNS 계정에는 대중이 예상하고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과 그에 관한 설명 그리고 각종 광고들, 더불어 브랜드 관련 이벤트 공지까지. 이 정도가 우리가 브랜드의 공식 SNS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미지일 테다. 물론 브랜드 규모가 크면 클수록 대중이 기대하는 그 형식적 이미지는 더욱 고착화된다.
그러나 대형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의 스페인 지사가 몇 년 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상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제품 사진은 저 멀리 밀어둔 채, 괴상하고 요란한 밈으로 피드를 가득 채운 것. 아이폰 충전기에 꽂힌 크리스피 치킨부터, KFC를 들이받은 SUV 차량,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를 닮은 직원 그리고 켄터키 아저씨를 활용한 우스꽝스럽고 오싹한 밈까지. 심지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놓친 프랑스를 재치 있게 놀리기도 한다. 다른 어느 나라의 KFC 공식 계정 심지어는 통합 공식 계정을 찾아봐도 이런 식의 난리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지라 @kfc.es가 해킹당했거나 공식 계정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장난스레 운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지경.
미국의 유명 햄버거 패스트푸드 기업 웬디스(The Wendy’s Company)가 비슷한 행보를 보이긴 했으나 KFC 스페인의 피드 분위기를 살펴보면 분명 보다 한술 더 떴음을 직감할 수 있다. KFC 스페인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운영 방식과 관련해 “억지로 정보를 주입하는 방식 대신 고객들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Shitposter’를 활용하고 있다. SNS 참여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웬만한 밈 계정은 저리 가라 할 만큼 재치 넘치고 지루할 틈이 없는 @kfc.es, 그 괴랄한 치킨 세계를 함께 탐구해 보자.
이미지 출처 | K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