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게도 권리가 필요할까?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인권’, 즉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은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시계를 몇백 년 전으로 돌려보자면. 노예와 여자는 가혹하리만큼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성공한 뒤부터 비로소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 말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이 그 시절에는 당연하지 않았고,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당시에는 태연하게 자행됐다는 소리다. 물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만 둘러보더라도 인간이 평등하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이상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이번에는 로봇의 이야기를 해보자. 로봇에게도 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당신은 당신이 즐겨 보는 만화나 영화에서 인간이 로봇과 사랑에 빠지고 인간과 로봇이 대립하는 이야기에 심취한 적 있을 것이다. 왜? “로보트 태권 V”를 보던 시절, 당시 기술력으로 미루어 봤을 때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대중에게는 아직 머나먼 미래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시대의 대중예술이 묘사하는 로봇, 로봇과 인류의 공생과 관련된 이야기는 곧 다가올 현실을 상정한다는 사실에 어딘지 뒷골이 서늘하다.

독일 애니메이션/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쿠르츠게자크트에서 제작한 영상  “Do robots deserve rights? ‒ 로봇도 권리가 있습니까? ‒”는 로봇 권리에 관한 내용을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다. ‘의식’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인간이 초 인공지능 로봇의 출현을 대비해 로봇의 권리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로봇의 인공지능이 지나치게 발달한 나머지 ‘자의식’을 프로그래밍하는 단계에 도달한다면, 그때 인간은 로봇의 세계를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영상에서도 언급하듯, 인간은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유지하기 위해 썩 그럴듯한 명분, 대의를 내세워 많은 희생을 강요해왔다.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로봇, 호기심을 ‘인식’하는 로봇이 세상에 나오는 날, 인간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맞이해야 하는 걸까. 로봇 영화의 결말은 언제나 인간의 승리 혹은 화합이었다. 그렇다면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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