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예술창작 분야는 인공지능(AI)에 의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AI 소프트웨어에 원하는 텍스트를 입력하기만 하면 기존에 없던 디자인의 작품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인간의 창의성을 뛰어넘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예술계에선 AI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AI가 만들어낸 디자인 역시 창조의 영역이기 때문에 규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서로 분분한 가운데, AI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패션 브랜드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기반의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G-Star RAW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AI 소프트웨어 미드저니(Midjourney)를 이용한 가상의 데님 꾸뛰르 컬렉션을 공개했다. G-Star RAW가 도입한 AI 소프트웨어 미드저니는 작년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으로 우승을 차지하여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인공지능으로, 미드저니를 사용한 이번 컬렉션은 ‘데님 케이프 형태’, ‘모델 착용’, ‘미래 지향적인’, ‘테크웨어 패션’ 등등 단 9개의 프롬포트(명령어)만을 통해 디자인됐다고.
총 12 피스로 구성된 이번 데님 컬렉션은 동양의 종교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곡선 형태의 퀼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등으로 완성됐으며, 이는 과거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파이널 홈(Final Home), 아크로님(Acronym), 이지(Yeezy)에서 선보인 디자인을 오마주한 듯한 모습과 새로운 디자인의 쉐입이 혼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tar RAW 측은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고 패션 디자인에서 AI의 잠재력을 탐구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AI는 패션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습니다. 패션 회사는 AI를 활용하여 운영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관행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며 AI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을 암시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번 컬렉션을 기념하여 가상의 데님 케이프를 실제로 제작해 벨기에 앤트워프 인근 매장에 전시한다고 한다.
과연 패션 산업에서 AI가 디자이너를 대신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디자이너의 이름값과 명성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현재 패션계에서 말이다.
이미지 출처 | G-Star R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