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This! 컬트 영화 감독 David Lynch와 함께하는 영화 소개 계정 @lynch_holding_ur_fav_movie

높이 솟은 백발과 깊게 파인 이마 주름, 이미 외관부터 컬트적인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가 근엄한 표정으로 당신의 최애 영화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아피찻퐁 위라세타꾼(Apichatpong Weerasethakul)의 “열대병(Tropical Maladys)”, 후보(胡波)의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An Elephant Sitting Still)”처럼 시네필이 사랑하는 영화부터, “어바웃 타임(About Time)”이나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까지 장르와 평가를 가리지 않는다.

당연히 정말로 데이비드 린치가 당신을 위해 직접 찍은 사진은 아니다. @lynch_holding_ur_fav_movie는 2019년 11월 19일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의 “조커”를 시작으로 3년 반째 400편이 넘는 린치와 영화 포스터의 합성 사진을 게시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물론, 린치의 취향이나 기호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컬렉션이기는 하다.

원본은 2014년 블루레이 제작사인 크라이테리온 컬렉션(Criterion Collection)이 린치의 첫 장편이었던 “이레이저 헤드(ERASEHEAD)”의 블루레이 발매를 기념하여 찍은 사진이다. 흰색 와이셔츠에 30도가량 틀어진 고개, 블루레이와 린치 사이에 그려진 전구까지 누가 봐도 합성하기 좋은 소스임이 틀림없다.

계정 운영자의 정체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게시물에 상당수가 포르투갈어 댓글이 달렸다는 점, 브라질의 형편없는 로맨틱 코미디 “Cinderela Baiana”를 든 린치 사진이 초반에 업로드되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브라질에서 이 기묘한 장난이 이어진다는 추론은 할 수 있다.

“이레이저 헤드”부터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까지 줄곧 파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온 린치의 손에 “꼬마 돼지 베이브 2(Babe: Pig In The City 2)”나 “퀸카로 살아남기(Mean Girls)”가 들려있는 모습이 꽤 어울리지 않은가? 알고 보면 그의 길티 플레저 컬렉션에 이 영화들이 포함되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최애 영화도 린치의 손에 올라오길 바란다면 어서 계정을 팔로우하고 기다려 보기를.

@lynch_holding_ur_fav_movi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Criterion Collection, lynch_holding_ur_fav_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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