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익숙했던 것들이 갑자기 생소하게 느껴지는 현상인 미시감(jamais vu)은 음악에서 또한 느낄 수 있다. 익숙한 코드가 다른 음악에 쓰였을 때 ━ 표절이라고도 한다 ━ , 또는 샘플링, 플런더포닉스(Plunderphonics) 혹은 리믹스(remix) 등의 재구축된 음악을 들을 때 역시 미시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완벽하게 새로운 리듬인데 그 위를 흐르는 보컬 등의 멜로디 요소는 기존의 음악에 한정되어 있으니.
로컬 디제이, 프로듀서 코나(KONA)는 리믹스 특유의 미시감을 배로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이번 [Connexion (Jamais Vu Remix)]를 제작한 것 같다. 그 목적은 윤석철, 말립 & 워크맨쉽(Maalib & WRKMS), 오브젯(O B J E T)에게 리믹스를 의뢰한 것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 덕분에 청자는 크레딧에서부터 부푼 기대를 품고 앨범을 확인할 것. 각자의 영역에서 분주히 활동하는 로컬 아티스트의 이름을 앨범 [Jamais Vu] 크레딧에서 확인할 수 있으리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그 기대에 부응하듯, 아티스트 모두 음악을 완벽하게 재구축했다. 본 앨범인 [Jamais Vu]가 어떠한 흐름을 가지고 있었는지 까맣게 잊을 정도다. 또한 최소한의 샘플링을 통해 코나의 목적, 미시감을 정확히 관철한다. 이는 청자에게 기묘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매진한 결과다. 의도된 미시감, 직접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