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래퍼 빌스택스(Bill Stax)가 자신의 레이블 ATM서울(ATMSeoul)을 통해 정규 앨범 [DETOX]를 발매했다. 본 앨범은 크리에이티브 그룹 오렌지쇼크를 통해 아날로그 카세트 테잎 콘셉트로 420장 한정 제작되어 4월 1일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4월 8일에는 모든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음원이 공개되었다.
본작 [DETOX]는 한국 힙합에서 대마초를 주제로 전면에 내세운 채 개인의 서사를 보여준 첫 앨범이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여기에 빌스택스의 여유롭고 스타일리시한 플로우, 대마초가 사티바 종과 인디카 종이라는 두 종류가 있음을 착안해 카세트 테이프의 형식을 빌려 A 사이드와 B 사이드로 콘셉트를 명확히 나눈 독특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각 파트는 각 대마 종류의 효능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대마 합법화라는 본인의 주장을 강화한다.
90년대부터 활동했던 래퍼라고는 믿기 힘든 트렌디한 스타일의 곡들은 그 배치 또한 효과적이다. ‘장인 어른’ 등의 강력한 라인이 돋보이는 “Wickr me”, ‘Head-high’를 독특한 플로우와 직관적인 소재로 표현한 “허경영” 등 비트 중심의 곡을 비롯해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가 예정된 자신의 크루와 동명의 곡인 “TNF”는 A 사이드에 수록되었다. 또 본인의 작품에서도 외로움을 잘 표현하곤 하는 라콘(Rakon)과 염따를 적절히 피처링으로 쓴 “Lonely Stoner”, 작년에 일찍이 선공개된 바 있는 “Price Tag” 등 멜로디가 중심이 된 곡은 사이드 B에 수록되어있다.
한편 빌스택스는 전세계 ‘대마초의 날’로 알려진 4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정치적 행동을 보일 것을 밝혔다. 인식을 제고하고 법을 고치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두고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문화적 자유주의를 향한 움직임 속에는 [DETOX]가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과 본작이 이러한 파문을 일으킬 만큼 준수한 퀄리티와 좋은 바이브를 지닌 앨범임은 분명하다. 감상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