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앤리치(Yng&Rich) 레코즈에 얼마 전 정식 입단 소식을 알린 ‘호미들’이 이에 맞춰 EP [Ghetto Superstar]를 발표했다.
‘CK’, ‘친(Chin)’, ‘루이(Louie)’로 이루어진 트리오 호미들은 ‘수퍼비의 랩 학원’ 준우승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영앤리치 스몰스 크루에 발탁된 후, 빈곤함을 모티브로 한 매우 담백한 가사와, 마치 ‘NBA YoungBoy’에게서 영감을 받은 듯 실제 게토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들로 본인들의 삶 그 자체를 표현해 인기를 얻고 있다.
본작은 그간 호미들이 꾸준히 보여주었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어찌보면 하던 대로 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발표 시점이라는 가장 단순한 차이 덕분에 그들의 ‘가난 ‘서사에서 나올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극대화되었다. 더구나 때마침 딩고 프리스타일 출연이라는, 현재 한국의 래퍼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척도에 걸맞은 행보로 일대 정점을 찍으면서 ‘가난은 우릴 이기지 못한다’라는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가 뚜렷해진다.
이들의 곡의 특징이라 한다면, 자신들의 과거에서부터 비롯된 서사를 강조하기에로우톤의 래퍼, 친의 훅이나 벌스는 반복의 리듬보다는 서술조에 가깝게 진행되는데, 이는 가사의 호소력에 더 집중하기 위한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본작에서는 항상 가성에 가까운 듯한 하이톤의 극을 보여주는 루이의 가사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긁으며 가히 펀치라인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아파트 지하 4층 옆 탁구장에 페트병을 베고 자던 그때를 넌 아직 기억하냐(300)”, “미래가 겁나 매일 숨어서 외쳤던 아멘(소년)” 등 청자의 감정을 건드는 라인들은 근래의 래퍼들에게서 쉽게 느낄 수 없던 정서.
이외에도 프로듀싱 또한 과거에는 비슷한 트랩 곡을 많이 사용한다는 평도 있었지만, “소년”에서는 이모, “비비디 바비디 부”에서는 드릴의 인스트루멘탈을 사용하는 등, 조금 더 다른 플로우를 구사하며 감상에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호미들은 가난과 욕망, 성공을 생생한 묘사해서 독자적인 세계관을 조성하는 방법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간의 빌드업은 이들을 일찍이 알아본 수퍼비로부터 성공을 ‘공인’받으며 시너지를 얻었다. 현재 그 정점이 된 [Ghetto Superstars]를 감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