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의 두 번째 앨범 [수몰]이 공개됐다. 2년 만의 신작은 총 열 두곡의 신곡을 담았다.
2019년 공개된 천용성의 첫 음반 [김일성이 죽던 해]는 다소 당황한 앨범명이지만, 나긋한 포크 기타가 반전이었다. 천용성이 ‘김일성’을 거론한 것은 단지 자신의 유년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자극과 트리거에 불과했다. 풋풋하던 유년 시절이 하필이면 김일성이 죽던 해, 또한 문민정부가 사건, 사고로 수난을 겪던 어수선한 시대였던 것. 천용성은 그 추억을 시작으로 9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조동익의 첫 번째 솔로 앨범 [동경]을 떠올렸다. 혹자 개인의 피력이지만, 천용성의 나긋, 담백함이 음반사 ‘하나음악’과 밴드 어떤날 특유의 음색과 닮아있는 것 같기도 했다. 또한 회상과 그리움을 담은 점까지, 여러모로 조동익의 [동경]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 공교롭게도 [동경] 역시 김일성이 죽던 해인 1994년에 공개됐다 ━.
천용성의 신보 [수몰] 역시 어쿠스틱 기타를 바탕으로 한 포크 앨범으로 지난 앨범의 사운드 궤와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앨범의 첫 번째 트랙 “있다”에서 “있다 있다 오늘 우리 서로를 위로했었다”라는 가사처럼 천용성의 포커스는 과거에서 현재, 지금으로 옮겨졌다. 주제는 사랑과 장애, 투쟁, 우정, 개발, 쫓겨난 사람, 불치병, 식물원의 풍경과 어머니의 수다 등 천용성의 평범한 일상이자 우리의 매 순간, 그리고 요즘 세상사를 꿰고 있는 주제다.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면면은 화려하기까지 하다. 배우 강말금과 콘트라베이스에 정수민, 포크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밴드 시옷과 바람 등 수많은 뮤지션과 아티스트가 앨범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레이블 ‘오소리웍스’의 프로듀서 단편선이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역시 프로듀싱과 편곡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