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덥(Hyperdub) 소속의 영국 전자음악 프로듀서 로레인 제임스(Loraine James)가 새 EP 앨범[5 a day]을 12월 22일에 밴드 캠프를 통해 공개했다.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IDM으로 입지를 다져온 그녀는 네 번째 정규 앨범 [Gentle Confrontation]을 올해 발매한 이후, 약 3달 만에 돌아왔다.
로레인 제임스는 어릴 적부터 스퀘어푸셔(Squarepusher), 텔레폰 텔 아비브(Telefon Tel Aviv) 등 IDM계 거장들의 음악을 접하고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2019년 정규 앨범 [For You and I]을 발매했는데, 그라임, 정글, 덥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엠비언트 앨범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예지(Yaeji), TSVI, 클리핑(clipping.)과 같은 명실상부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거나 그녀의 또 다른 예명인 왓에버 더 웨더(Whatever the Weather)로 앨범을 발매하며 영국 전자 음악계의 샛별로 자리매김한다.
이번 EP 앨범은 앨범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5곡 분량을 단 하루 만에 완성하고 발매되었지만, 높은 완성도와 노련함을 엿볼 수 있다. 첫 트랙 “Fruit 1”은 따뜻하고 안락한 멜로디를 기조로 거친 질감의 잘게 쪼개진 드럼이 청각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한다.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도 엠비언트와 난립하는 노이즈, 글리치 샘플들의 조화가 몽환적인 잔향을 지속한다. 하지만 마지막 트랙 “Fruit 5”에선 화사함의 심연으로 이끌던 분위기를 탈피하여, 격렬하고 고조되는 멜로디가 연말의 매혹적인 댄스플로어를 연상케 한다. 다양한 색채와 질감이 나뒹굴기에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이 가히 인상적.
밴드 캠프를 제외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청취할 수 없으며, 1월 1일에 삭제되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로레인 제임스의 또 다른 자아, 왓에버 더 웨더의 추후 활동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함께 예고하였기에, [5 a day]를 청취하며 기다려보자.
이미지 출처 | Hyperd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