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1일, 홍대 헨즈 클럽(The Henz Club)에서 담배 한 까치와 함께 무대를 헤집어놓은 래퍼 이센스(E SENS)가 출소 후 첫 싱글 “손님”의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당시 클럽에서 공연 중, 자신의 새 믹스테잎, [이방인]을 예고한 이센스는 앨범 명과 일맥상통한 제목인 “손님”으로 현실을 재차 방문했다. 최근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andnatives)에 합류한 프로듀서 디 샌더스(D. Sanders)의 우중충한 트랩 위로 날카로운 메시지를 얹은 “손님”은 단어 하나하나에 무게가 실린, 이전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비장함이 느껴지는 복귀 트랙이다.
이센스는 공백 기간 동안 작가 알베르 카뮈가 설파한 실존주의에 강한 영감을 받은 듯한데, 카뮈를 대표하는 두 단편 소설, ‘이방인’ 그리고 ‘손님’과 이센스의 행보가 동일한 발자국을 띠고 있는 건 완전한 우연은 아닐 터. 트랙의 커버 아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그린 ‘절망적인 남자’는 이센스라는 출중한 리릭시스트의 정체성, 가사가 내포하는 의미를 더 선명히 각인시킨다.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