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흑백 사진을 본 적 있는지. 이 사진은 전설적인 힙합 프로듀서 제이딜라(J Dilla)가 2006년 2월, 세상을 떠나기 전, 그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어떤 특별한 색채나 장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거실에서 후대 힙합 신(Scene)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곡들을 만들어내는 제이딜라의 이 사진은 아마도 그의 음악과 함께 뇌리에 남아있을 것. 이 사진의 주인은 바로 사진작가 라프 라시드(Raph Rashid)다.
2000년대 초, 중반에 주로 활동했던 프로듀서와 그의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사진 작업을 이어온 라프는 제이딜라뿐 아니라 스톤즈 스로우 레코즈(Stones Throw Records)의 매드립(Madlib)을 사진에 담았으며, 이는 2005년 ‘Behind the Beat’라는 이름의 사진집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창조행위에 몰두한 프로듀서의 모습, 그리고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주제로 한 것이 그 특징이다.
‘Behind the Beat’는 초판이 인쇄되었던 2005년 이후에도 몇 차례 리이슈됐지만, 십여 년이 흐르면서 스튜디오 대부분 이사를 하거나 문을 닫기도 했고, 상황이 빠르게 변하며 사진의 대상을 따라 과거의 유물이 되는 듯했다. 이를 원치 않았던 라프는 새롭게 그의 작업을 이어나갔고,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11년 동안 ‘다음 세대’ 프로듀서를 발굴해 완성된 결과물로써 두 번째 사진집 ‘Back to the Lab’을 탄생시켰다.
‘Back to the Lab’의 정식 발간일은 오는 10월 13일. 주로 ‘젊은 세대’의 프로듀서, 이를테면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 오디시(Oddisee), 디제이 미츠 더 비츠(DJ Mitsu the Beats)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 재지 제프(Jazzy Jeff), 다이아몬드 디(Diamond D) 등 백전노장 프로듀서 또한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사진집은 첫 번째 이슈보다 좀 더 두꺼운 214페이지의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특유한 섬세함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작품은 아마 쉽사리 지나치기 힘들 것이다. 지금 바로 구매 예약이 가능하니, 하단의 링크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