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 와우! 취재 당시 우리는 시간의 여유가 없었고, 따라서 인터뷰 인물을 한정적으로 정해놓은 상황이었다. 마지막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성수동을 걷다가 스펜서 리틀(Spencer Little)을 우연히 만났다. 그는 자기가 방금 작업을 마쳤다며 같이 보러 가자고 했다. 다음은 스펜서를 따라가서 작품을 보며 나눈 대화의 일부다.
왜 한국 중년 여성의 얼굴을 표현했나?
불법이지만, 지하철에서 한 여성의 사진을 찍었다. 한국인의 얼굴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였다. 그러던 중 좌석에 앉은 여성을 보고 나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그녀에게 예의를 갖추고 촬영했다. 어떤가. 한국인처럼 보이지 않나?
어떤 영감을 떠올린 건지 궁금하다.
나와 같은 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근엄한 그녀의 표정을 보니 와이어(선)을 활용해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인이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진 건가?
그렇진 않다. 관심 있는 사람을 특별히 구분하지는 않는다. 그 사람이 가진 에너지를 내 소재를 활용해서 전달할 뿐이다.
최근 어떤 소재에 집중하고 있나?
나는 사실 초상화보다는 내 머릿속에서 상상한 이미지에 집중하는 편이다. 이번 작업은 평소 내가 하지 않던 스타일이다. 과거에 내가 참여한 파우! 와우!에서는 한번도 초상화 작업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서구사회에 사는 나로서는 백인이 아닌 얼굴을 그린다는 것이 일종의 도전이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완성했다. 한국인은 나이가 든 여성도 얼굴에 부드러운 선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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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cer Little 인스타그램 계정
진행 / 글 │ 권혁인 최장민
사진 │ 권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