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디스코(Beautiful Disco)는 LA 로파이(Lo-fi) 비트 신(Scene)을 위시한 비트 메이커이자, 로파이 비트 기반의 크루 로파인더스(Lofinders)의 일원으로, 아시아 비트 신의 현재를 빚어내는 아티스트라 이야기할 수 있겠다. 또한 롤랜드(Roland) SP-404를 들고 다니며 그 자리에서 즉석에서 조각난 음악의 단편을 정교하게 조리하는 샘플 조리사이며, 서울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닌텐도 게임에 푹 빠져있는 인물이기도.
뷰티풀 디스코는 지난 주말 쎄 프로젝트(SSE Project)와 함께 기획하고 큐레이팅한 컴필레이션 [First Class Tape]을 서울레코드페어에서 공개했다. 이는 한국, 일본, 대만의 비트 메이커 21명의 비트가 담긴 컴필레이션. 11월 11일엔 이를 정식 발매하여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컴필레이션 정식 발매로 끝난 게 아니다. 오는 11월 16일부터 24일까지 홍대입구역 인근에 자리한 카페 1984에서 [First Class Tape] 팝업 스토어를 개최한다고. 또한 팝업 오픈 당일에는 공연 또한 진행될 예정. 21명 모두가 참여하진 않지만, 지난 서울레코드페어에 이은 컴필레이션 피지컬과 굿즈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또한 아시아 비트 메이커들의 리듬을 현장에서 직접 맛볼 수 있는 좋은 찬스기도 하다. 1984를 방문하기 전, 컴필레이션을 빚어낸 뷰티풀 디스코와 나눈 대화를 확인하자. 컴필레이션을 어떠한 관점으로 엮어놨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Mini Interview
컴필레이션을 직접 설명하자면?
쎄 프로젝트와 내가 기획한 21명의 아시안 비트 메이커들의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사실 더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뮤지션을 섭외하고 싶었다. 하지만 인맥의 한계, 혹은 아시안 로우파이 비트 메이커의 품귀현상 벽에 부딪혀 21명만 모으게 됐다.
아시아 내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을 담아내려 했다고 말했다. 정확히 어떤 현상인지 알려줄 수 있나?
LA에서 퍼져나간 비트 신에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세계 곳곳에서 보인다.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발전한 이 음악은 로파이 비트 혹은 그냥 비트 뮤직이라고 불리고 있고, 기술발전에 힘입어 수많은 베드룸 로우파이 프로듀서를 만들어냈다. 그런 뮤지션들은 당연히 아시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본의 로파이 혹은 비트 뮤직 프로듀서들은 이미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이나 대만 같은 경우는 그렇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주목받을 만하다. 이 생각에 그들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First Class Tape]를 제작하는 결과로 빚어졌다.
컴필레이션 트랙이 하나의 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에게 제안한 음악의 분위기나 콘셉트가 있었다면?
그냥 본인의 음악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왜냐면 그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을 줄지 대충 예상을 했기 때문. 하지만 말립(Maalib)은 내 예상에서 빗나간 음악을 주었다. 하하.
무려 아시아 각국의 프로듀서 21명을 모은 것인데, 이들을 뭉치는 데 난항은 없었나?
각 프로듀서에게 한 달의 시간을 주고 비트를 모았는데, 개인적인 사정 혹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아티스트들도 있어서 후에 추가로 섭외를 진행했다. 또한 앨범의 모든 아티스트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것은 아니라서, 참여진 중 몇 명의 도움을 받았다. ‘D.J. Kool Klone’의 도움으로 ‘Conehead’를 섭외할 수 있었고, ‘FarragoL’의 도움으로 ‘Lidly’, ‘Bugseed’, ‘Yagi’를 섭외할 수 있었다.
본인의 곡을 필두로, 컴필레이션의 전환점이 되는 듯한 말립의 “Jimi”를 중간에 배치하고, 해지는 해변을 연상시키는 트랙 “Fleeting Dreams”을 마지막에 놓는 등의 형태를 보아 컴필레이션 곡의 순서 또한 상당히 신경을 쓴 듯하다. 곡 배열에는 어떤 관점이 개입됐나?
로파이 음악의 특성은 조금 지루하다는 것인데, 나는 [First Class Tape]를 듣는 사람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곡 순서를 최대한 고려해야 했다. 내 트랙 “Mind Explosion”을 첫 트랙으로 삼은 이유는 20명의 프로듀서가 자신의 음악이 첫 트랙으로 수록되리란 생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음악을 만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난 첫 트랙으로 담을 의도로 작곡했고 또한 컴필레이션을 내가 큐레이팅을 했다는 걸 알리려는 의도를 담았다. 말립의 “Jimi”는 이 앨범에서 가장 독특한 트랙인 덕분에 앨범 정중앙에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용이했다. 던테잎(Dawntape)의 “Fleeting Dreams” 역시 컴필레이션에서 가장 차분해서 마무리에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파인더스 파티에 이어 이번 팝업 또한 카페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기존 클럽을 비롯한 베뉴가 아닌 카페를 찾아가는 이유가 있다면?
로파이 음악의 특징 때문이다. 클럽은 아무래도 춤을 위한 공간이다. 누군가는 로파이 비트 뮤직을 들으며 신나게 춤을 출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이제껏 클럽에서 봐온 사람들은 놀리지(Knxwledge)나 마인드디자인(MNDSGN)이 아니면 춤추지 않더라. 하지만 카페라는 공간은 그냥 앉아서 음악을 듣기 좋다. 로파인더스의 멤버중에는 카페에서 듣기에 딱 맞은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 또한 있다. 이번 [First Class Tape] 팝업 이벤트가 열릴 때 와서 그득한 커피 한잔과 함께 우리 음악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로파인더스의 이벤트는 꽤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SSE PROJECT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Beautiful Disco 인스타그램 계정
행사 정보
일시 │ 2019년 11월 16일(토)~11월 24일(일)
공연 일시 │ 2019년 11월 16일(토) 16:00~20:00
장소 │ 1984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8-24 혜원빌딩 1층 )
진행 / 글 │ 황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