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선들을 모아 자연을 이루는 일러스트레이터, Saki Souda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소우다 사키(Saki Souda)는 소박한 선들을 촘촘히 모아 풀잎과 자연, 그리고 어느 여성을 그린다. 초록빛의 일러스트는 그가 살고 있는 도치키현 남부의 산과 강을 닮았다. 또한 커다란 산줄기가 관통하는 한반도, 그리고 온갖 산들로 둘러싸인 서울과도 아주 멀지 않은 풍경인 듯 편안하고 아늑하다. 상단은 소우다 사키가 제공한 그림이다. 이를 감상하며 하단의 대화를 찬찬히 살펴보자.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소우다 사키다. 북디자인과 앨범의 커버아트 디자인 외에도 서적, 패키지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일러스트를 제작할 때를 기억하는가. 지금과 같은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당시에는 만화가가 꿈이었다. 하지만 만화가가 되는 것은 어려웠기 때문에 그래픽 디자인 일을 목표로 디자인 회사에 취직했다. 취직한 후에도 평소 일기처럼 일러스트를 계속 그리고 내 블로그에 업로드했다. 회사를 퇴사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시작할 때, 뮤지션에게 내 일러스트의 여성을 CD 커버아트에 그려달라는 첫 의뢰를 받았다. 그 일을 계기로 일러스트를 시작했다.

당신의 작품은 단아하고 깊은 ‘선’이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당신에게 ‘선’이란 어떤 의미인가?

내가 그리는 선은 머리카락과 식물을 흔드는 바람의 궤적을 찾는 것, 투명한 것을 보다 투명하게 그리기 위한 것, 기분의 변화를 더듬기 위한 것, 내가 본 것이나 생활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당신이 그린 대부분의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단발머리의 여성은 누구인가. 당신의 자화상일까? 그녀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고등학생 때 현대 무용 영상에서 춤추는 사람의 신체라인이 너무 아름답다고 감명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춤추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는 데 집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머리가 그리기 쉬운 단발머리에 고정됐고 복장은 손발의 움직임을 강조한 반팔, 반바지가 됐고, 얼굴은 표정을 생략하고 눈만 남았다.

나는 그녀에게 다양한 움직임을 주고 그림을 그려서 내 나름의 현대 무용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를 나 자신이나 누군가로서 그리는 것은 아니다. 표정이 없는 만큼 그녀가 어떤 감정인지는 보는 사람에게 맡기는 중이다.

당신의 작업 중 채색이 된 일러스트의 경우 푸른색 숲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한 작업에 이유로 현재의 거주지인 도치키현 남부를 이야기했다. 그곳은 어떤 곳인가?

나에게 중요한 영감이 되는 곳이다. 나는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여기는 큰 강이 흐르고 고도가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산의 영향으로 겨울에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 때가 많다. 산과 강, 근처 모두 자연이 풍부해 계절의 변화를 잘 알려주는 장소다.

당신을 sunwashere의 커버아트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 이와 같이 프리랜서로 음악 아트워크 작업을 진행하는데 뮤지션의 음악과는 어떤 상관성을 갖는지가 궁금하다.

sunwashere의 커버아트는 출판사 ‘쎄 프로젝트(SSE Project)’에게 의뢰받았다. 쎄는 일본 전시회에서 만나 나의 드로잉 책의 출판과 한국에서의 전시를 기획해 주었다. 또한 쎄는 카세트 테이프를 제작하고 있어서 sunwashere의 커버아트에 내 일러스트를 사용하게 됐다. sunwashere와도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그의 음악과 내 그림이 나른함과 외로움으로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일러스트 작업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여러 번 반복적으로 선을 그려 새로운 선을 찾을 때.

향후 행보에 관해서 간단히 언급해줄 수 있나?

일이든 사적이든 페미니즘이 나 자신의 테마로 존재한다. 믿음직한 여성들과 함께 여성의 삶의 어려움과 다양한 어려움에 관해 책을 쓰는 중이다.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다시 전시를 하고 싶다.

Saki Soud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 │ 황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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