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베이스 스트리트 브랜드 LMC의 2017 S/S 프레젠테이션이 지난 10일, 홍대 헨즈 클럽에서 진행되었다.
‘인디펜던트 마인드(INDEPENDENT MIND)’라는 슬로건으로 전개되는 LMC의 이번 시즌을 통해 레이어(LAYER.) 그룹은 자사의 또 다른 브랜드 라이풀(LIFUL)과는 차별화된, 좀 더 과감하게 브랜드 컬러를 어김없이 드러낸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에서 받은 영감을 90년대 스타일 무비 아트워크로 풀어내는가 하면, 미국의 유명 햄버거 체인 잭인더박스(Jack in the Box)와 마스터카드, 소니픽처스 로고 패러디로 위트를 발휘하기도 한다. 플레져스(Pleasures), 허쉘 서플라이(Herschel Supply) 같은 굵직한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깜짝 즐거움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파티 크루 딥코인(Dipcoin)이 주도하는 애프터 파티까지 이어진 행사 당일, 헨즈 클럽 내부는 캠핑 체어와 군용품을 연상시키는 각종 소품 그리고 경고 테이프를 활용한 투박한 디스플레이가 돋보였다. 디제이 부스 전면에 배치한 다섯 대의 아날로그 TV와 아이폰으로 촬영한 룩북 영상에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김태훈 디자이너의 감각이 더해진 비디오아트 조합 또한 눈여겨볼 만했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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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줄, 요대, 카라비너와 포켓 나이프 등 알찬 구성의 밀리터리 액세서리는 남자의 잠들었던 밀덕 성향을 스멀스멀 깨어나게 한다. 별도의 라벨도 붙이지 않은 로스코(Rothco)의 카모플라쥬 티셔츠에 무심한 듯 새겨넣은 LMC 로고에서 소위 말하는 한국 1세대 스트리트 브랜드 라이풀을 10년 넘게 이끌어온 그들의 쇄신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바스코에서 이름을 바꾸고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베테랑 래퍼 빌스택스의 음악 같다고나 할까? 더는 과감한 시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널리 사용되는 오렌지 컬러와 타탄 패턴 그리고 로고 플레이와 같은 트렌드를 녹여내는 방식에도 거침없다.
LMC가 ‘인디펜던트 마인드’를 발판으로 티셔츠 뒷면에 프린팅된 파더 콤플렉스(Father Complex)를 극복한 뒤, 라이풀에 버금가는 혹은 이를 넘어서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이날 미리 만나본 LMC의 2017 S/S 전 제품 및 플레져스, 허쉘서플라이와의 협업 제품은 온, 오프라인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LMC 김태훈 디자이너와의 간단한 Q&A
이번 시즌을 기획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지난 시즌에 기존 소호, 비슷한 무드의 브랜드와 색상이 겹친다는 의견을 듣고 차별성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아무래도 라이풀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마이너하고 개인적인 영감을 디자인에 담아보았다.
카모 티셔츠도 개인적인 영감에서 나온 건가?
취향이라는 표현이 알맞을 것 같다. 마이너한 무드를 추구한다는 말이 트렌드를 배척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디스플레이가 특이한데 저런 80년대 느낌 충만한 TV는 도대체 어디서 났나?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디스플레이인데 구하는 데 꽤 애를 먹었다. 황학동에 TV 장인이 한 분 있는데, 대당 3만 원씩 에누리 없이 15만 원에 주셨다.
개인적으로 페이즐리 패턴을 굉장히 좋아한다. 혹시 페이즐리 패턴 제품은 발매할 계획이 없나?
…..? 한 번 생각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