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92 – Editorial “The City of Broken Windows”

y2k92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본인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y2k92 : 우리는 친근한 이미지와 왜곡된 음악을 결합해 쾌감을 주는 무언가를 창작함으로써 논쟁적인 반응을 유도하려 한다.

2000년, 새로운 세기를 맞은 인간 세상은 컴퓨터 버그, 종말론을 비롯해 각종 억측과 비관이 난무했다. 반대로 세기말 인류의 다양한 상상력이 여러 예술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낳기도 했는데, y2k92는 이 시절의 영감으로부터 시작된 그룹인가? 아니면 은유적인 내러티브인가? 

y2k92 :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내에 축적된 아카이브에서 크게 영향 받는다. 콘텍스트의 부족과 아마추어적인 편집 그리고 품질이 낮아 보이는 요소는 이질적이고 불길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러한 감상은 공포에 뿌리를 두고 있다기보다는 단지 낯선 맥락을 발견해 놓는 부작용에 가깝다. 우리는 그런 작품들을 통해 향수와 편안함을 느낀다.

시모와 지빈은 서로 다른 시대상을 보고 자란 세대다. 각자 음악의 영감이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충돌과 발견을 거쳤는지? 

시모 : 내가 표현하는 대부분의 감각은 유년기 때 보던 TV 쇼, 음악, 유행, 패션, 영화, 비디오 게임 및 기타 형태의 기술, 행아웃 장소(예: 쇼핑몰), 책, 만화 및 기타 여러 가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빈 :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과의 관계 사이에선 충돌이 있을 수밖에… 하지만 서로가 좋게 느끼는 것 앞에서는 모든 벽이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시모는 무드슐라와 한국 힙합 역사에 기념비적인 듀오 앨범을 발매한 뒤로 언제나 국내 아티스트들보다 한 발씩 앞서 해외의 동향, 실험적인 사운드와 싱크를 맞췄다. 지금 주목하는 사운드의 지점 혹은 영감의 주된 배경이 있다면? 

시모 : 얼마 전 뉴요커 친구가 만든 덥스텝(Dubstep)이 좋게 들린 적이 있다. 다시 덥스텝이 좋게 들리려나? 하하. 비트를 들으러 클럽 링(Ring)에 가는 걸 좋아한다. 디제이 엔트워크(Antwork), 하람, 규찬의 셀렉션을 듣고 있자면 아이디어가 환기된다. 모데시(MODECi)에 가서 디제이 Y.T.S.T와 세컨플로어(2ndfloor)의 드럼(Drum)을 즐기며, 모과(Mogwaa)와 제시(Jesse You)의 셋을 듣는다. 리우리, 키티, 콜린, 씽씽의 음악에 미쳐 뛰어 놀기도 한다. 스투시 서울의 규희에게 옷을 받아 입고는 말이다. 그것 역시 나의 아이디어를 환기시킨다. 뚜렷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만큼의 메시지를 받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런 걸 원하지는 않는다. ‘NARC PRODUCTIONS’을 운영 중인 재호 집에 가끔 놀러 가 재밌는 영화를 보고 묘카하라(Myokahara)의 집에 놀러 가 영적 차원까지 올려놓은 그림들을 본다. 박다함 씨의 파티에 참여해 로우함에 맘껏 취한다. 다함은 나의 향수를 자극한다. 예전에 방탄소년단의 프로듀서 슈프림 보이(Supreme Boi)와 쿄(khyo), 먼저 하늘나라로 간 래퍼 아이언(IRON)과 동남아 여행을 자주 갔는데, 그때의 행오버 추억을 일깨운다. 잊을 수 없는 찐따들의 추억이었다. 가끔 친하고, 덜 친한 친구들 파티에 참여도 하고 유명한 음악가들과 교류하고 비트 작업과 랩, 멜로디를 만든다. 

지빈은 디제잉을 하는 데 어느 공간에서든 배움의 마음으로 참여한다. 지빈과 디제잉 섭외를 받으면 나 자신을 대체로 PA 엔지니어로 인식하고 지빈과 디제잉 시간 내내 소통한다. 혼자 있을 때는 듣기 좋은 기독교 합창단을 찾는다. 얼마 전부터 두 목사님을 모시고 운영하는 교회에서 틀 음악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기도를 드리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일요일 12시부터 2시까지는 자유 예배, 2시부터는 따뜻한 말씀을 들으러 오길 바란다. 이곳에서는 인본주의를 뛰어넘어 영성을 얘기하는 곳으로 다소 인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무관심한 곳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왔다 갔으면 한다.

지빈의 예술성은 본인의 가사에서도 그 독특함이 한껏 느껴진다.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노래에 녹여내는지, 어떤 것들이 본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 

지빈 : 여러 가지 마음, 사람, 물건, 살아가는 것들. 일상에서 해소되지 않은 것들을 가지고 음악을 만든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y2k92가 만들어가는 창작과 일상의 루틴은 무엇인가? 

y2k92 : 눈을 뜨면 밤 사이 일어난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기 위한 기도를 한다. 하루를 또 즐겁게 씩씩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식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류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하고, 기분이 썩 괜찮다면 작업을 위해 의자에 앉는다. 현란한 안무는 아니지만 메시지에 호소력 갖기 위해 일주일에 2번 춤을 배우고, 저녁 시간에는 라이브 연습 및 안무 연습을 하고 있다.

클럽에서 겪은 가장 재미난 해프닝은? 

y2k92 : 편하게 가고 싶은 클럽을 찾고, 만들기 위해 우리도 노력했지만 우리 주변인과 함께 연민을 가지고 연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재미난 해프닝이라 생각한다.

2000년대 패션이 다시금 화두다. 패션의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90년대에서 2000년대의 레퍼런스로 이동하는 인상인데, 이러한 변화와 y2k92는 무관한가? 아니면 또 다시 어딘가의 시대로 도망치려고 하는지? 

y2k92 : 대략 90년대 중반부터 2005년까지 대중문화에 널리 퍼진 Y2K 미학의 초기 징후에는 윈도우 95(Windows 95)의 출시와 더불어 플레이 스테이션(PlayStation), 닌텐도 64(Nintendo 64), 포켓몬(Pokémon) 같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으로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자넷 잭슨(Janet Jackson)의 “Scream” 뮤직비디오, 후반부에 다루어진 y2k의 미학으로는 대표적으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중반에 출시된 미시 엘리엇(Missy Elliot)의 음악과 비주얼을 꼽고 싶다.

이 시기에는 ‘Blobject’라는, 매끄럽게 흐르는 곡선, 밝은 색상 및 날카로운 모서리가 없는 것으로 구별되는 일종의 디자인 제품이 유행했다. 장난감, 노키아(NOKIA) 핸드폰이 대표적인 예시다. 최근 인디 게임 신에서도 Y2K 부흥의 물결과 개발자들의 미학을 재조명하는 흐름이 보인다. 우리는 그 모든 것들에서 영감을 받는다. 또한 우리가 좋아하는 빅 비트(Big Beat)나 정글 디엔비(Jungle DnB)에도 역시 Y2K의 미학이 담겨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아왔다. 항상 어딘가로 도망가고 다시 돌아오고 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순간순간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국내에서도 화제였던 사이먼 레이놀즈의 저서 ‘레트로 마니아’에서 이미 ‘과거에 중독된 대중문화’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사회 전반에 만연한 레트로 문화를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저자 또한 새로운 것을 향한 명확한 예측이나 단서는 내놓지 못했는데, y2k92가 체감하거나 탐구하는 ‘새로운 것’은 무엇인가?

지빈 : 세상에 새로운 게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 동시에 매 순간 새로운 것들이 세차게 몰려온다.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것은 매일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다. 

시모 : 항상 ‘새로운 것’ 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을지로에서 다이브 레코드 샵을 운영하는 Ins 사장님이 제이딜라(J Dilla)가 죽고 난지 며칠 뒤에 딜라가 마지막으로 만든 비트를 받았다며 내게 들려준 일이다. 그때 그것이 내게는 ‘새로운 것’이었다. 모두가 아프리카의 혼을 음악에 담고자 했을 때, 이제는 새로운 곳으로 가야 한다며 만든 앨범 [The Shining]의 후반에 카리엠 리긴스(Karriem Riggins)가 참여해 드럼에 대한 엄청난 연구의 흔적을 담았다. 딜라가 8비트로 진행되는 리듬으로 새로운 리듬법을 만들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일이 내게는 ‘새로운 것’이다.

y2k92 멤버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공포는 무엇인가? 

시모 : 세상이 무너지는 것? 지구가 더 이상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것…? 어려운 질문이다. 

지빈 : 이하동문.

징그러울 정도로 MZ 세대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대중문화, 마케팅, 비즈니스, 사회 전반을 따라다닌다. 지빈은 그 세대에 속한 이로서 이전 세대와 명확한 구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두 아티스트가 떠올리는 MZ 세대의 표상은? 

y2k92 :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대답을 해보자면 과거와 지금의 변화 중 가장 큰 것은 정보의 양이지 않을까? 과거에 비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된 요즘이다. 

y2k92가 만난 인물 중 가장 매력적이었던 이는 누구인가? 

y2k92 : 가장 매력적인 인물을 손에 꼽을 수가 없어서…. 우리만의 비밀로 남겨두겠다. 하하하. 


Jibin #1
상의 | Icyto
팬츠 | SOTO
신발 | Nike Air Force1 Mid QS Sponsored by Atmos
악세서리 | Chrome Hearts

Simo #1
상의 | OAP
팬츠 | HyeinSeo
신발 | Nike Air Max 95


Jibin #2
상의 | Stussy Sports Archive
팬츠 | Puma (Remake)
악세서리 | Sad Boy Gear
신발 | adidas Superstar Sponsored by Atmos

Simo #2
상의 | Harley Davidson
팬츠 | Dickies
신발 | Nike Air Max Terrascape Plus Sponsored by Atmos


Editor│ 한지은
Interviewer | 권혁인
Photographer │ 오세린
Stylist│권소연
Hair | 윤나나
Make Up │ 신누리
Model │y2k92 (Simo, Jibin)

*해당 인터뷰는 지난 VISLA 매거진 20호에 실렸습니다. VISLA 매거진은 VISLA 스토어에서 구매하거나 지정 배포처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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