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탱크타고 뉴욕 센트럴 파크로 진입하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이 탱크를 타고 뉴욕 센트럴 파크로 진입했다. 적진을 향해 진격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위협적이기는커녕 어딘가 앙증맞은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프랑스 거리 예술가 제임스 콜로미나(James Colomina)가 센트럴 파크에 설치한 붉은 푸틴 동상 이야기다.

고향 툴루즈를 시작으로 베를린, 바르셀로나 그리고 지금 뉴욕까지. 콜로미나는 도시의 상징적인 공간 곳곳에 빨간 레진을 뒤집어 쓴 동상을 뜬금없이 설치하며 전쟁, 기후를 비롯한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어 왔다. 파리 노숙자 텐트 앞의 마크롱(Macron) 대통령 동상이나 방독면을 쓴 어린 소녀, 총신을 장미로 막은 소년 동상 등이 그의 대표적 작품. 조금은 조신하게 또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앉혀놓은 이번 푸틴 동상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안타깝게도 여태 끝을 보지 못한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의 실상과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아이들이 용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푸틴 동상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콜로미나의 메시지라고. 

푸틴의 얼굴을 서슴없이 더듬는 이들의 대부분은 그가 어떤 인간인지, 이름조차 모르는 어린아이들이다. 과연 모르는 게 약이라고, 피를 쏟아 놓은 듯한 시뻘건 총칼의 전진 앞에서도 순진함으로 무장한 이들의 미소로 화답하고 있는 이들이다. 어쩌면 미래의 ‘희망’이 숨죽이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아닐까? 

James Colomina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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