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크록스(Crocs)의 클로그(Clog) 모델은 어떤 의미에선 일종의 클래식 슈즈 같기도 하다. 아닌 게 아니라 합성 소재가 주는 든든한 내구성과 방수성, 그리고 뒤축의 고리를 활용한 착화 시의 편리함은 크록스를 집세권 슈즈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과거에 아디다스의 아딜렛(adilette)과 그 무수한 아류들이 있었다면, 오늘날엔 크록스와 우포스(Oofos)의 이미테이션들이 도보 3분 거리를 책임진다.
하지만 사실 크록스의 원형은 레저와 액티비티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2002년 린든 핸슨(Lyndon Hanson), 스콧 시맨스(Scott Seamans), 조지 베덱커(George Boedecker)는 서핑을 하던 중 물이 잘 빠지는 신발을 고안하다가 크록스를 만들었다. 크록스의 어원이 악어를 뜻하는 크로커다일에 있는 것도 바로 이탓. 즉, 초기의 기획 자체는 수륙양용 레저 슈즈였다는 말씀이다.
그러나 신발 특유의 편리함이 도심 속으로 이식된 오늘날, 이런 액티비티함은 이제 크록스의 사용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니 세계적 인기는 얻었을지언정 크록스 입장에선 조금 시무룩할 수 있는 상황. 그런데 최근 크록스의 잠재된 활동성을 이끌어 낼 만한 협업이 이뤄졌다는 소식이다. 바로 요즘 아웃도어신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구가중인 브랜드 세티스파이(Satisfy)와 함께 클로그 모델을 재해석하기로 한 것. 세티스파이는 2015년 프랑스에서 설립되어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제품군의 높은 기능성과 특유의 감도 있는 디자인으로 많은 하입을 받고 있다.
이번 협업 모델은 격렬한 야외 활동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되었다. 크록스의 시그니처 통풍용, 투습용 구멍은 그대로 둔 채, 발등을 덮는 네오프렌 갑피와 발목을 단단히 잡아줄 스트링을 더했다. 신고 벗는데 편리함을 줄 스트랩과 포터블한 아웃도어용 파우치는 덤. 이미 익히 검증된 크록스의 편리성에 세티스파이 특유의 감도 있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더했으니 이 둘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건 당연지사다. 색상은 블랙과 본 두 가지로 출시되며, 세티스파이 공식 웹사이트에서 5월 19일에 먼저 만나볼 수 있고 크록스에선 5월 24일에 발매된다. 관심이 생긴다면 이 날짜를 기억해두자. 잠들어있던 크록스의 아웃도어 DNA를 일깨워볼 시간이다.
Satisfy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Croc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Satisfy, Hiking Patr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