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세계관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Grand Theft Hamlet”

유명 비디오게임 “GTA 5(Grand Theft Auto 5)” 세계관 속에서 촬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랜드 테프트 오토의 햄릿(Grand Theft Hamlet)”이 개봉한다. 이름 그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Hamlet)’ 서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2021년 팬데믹 시기 무려 300시간에 달하는 게임 플레이 녹화 화면을 편집해 제작했다.

영화는 팬데믹으로 영국이 3차 락다운을 선포하고 극장이 계속 문을 닫은 상황에서, 실직한 두 배우 샘(Sam)과 마크(Mark)가 GTA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둘은 도시를 배회하며 차를 뺏고 사람을 총기로 난사하며 어슬렁거리다 우연히 거대한 공연장을 발견한다. 즉흥적으로 햄릿 공연을 기획하며 게임 속에서 초보 감독을 초대해 공연 기록을 시작한 두 사람. 하지만 말도 하기 전에 총기를 난사하고, 햄릿과 해리포터를 헷갈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익명의 게이머들 속에서 햄릿 공연은 그 자체로 존재와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에서 나아가 “하느냐? 마느냐?”에 부딪친 그들은, 우스꽝스럽지만 동시에 깊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게임을 바탕으로 연극과 영화라는 장르가 합쳐진 이 실험적이고 낯선 영화는 모두 게임 내부에서 촬영되었으며 연기자는 게임 내 아바타로 대체된다. 그러나 온라인 세상이 오프라인과 무관할 수 없고,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연극과 게임과 영화가 같을 순 없다는 자각 속에서 영화는 GTA 세계관 속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 공연을 창조하고 기록한다. 

영화 제작진은 “평소처럼 게임을 하는 도중, 게임 속에서 ‘햄릿’을 구현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GTA 세계관은 폭력과 파괴만을 원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곧 햄릿 스토리 속 복수를 그리기에 완벽한 환경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총연출을 맡은 피니 그릴스(Pinny Grylls)와 샘 크레인(Sam Crane)은 “‘햄릿’과 ‘GTA’는 문화적으로 정반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표현하려는 시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두 작품 모두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폭력성, 그리고 그 안에 살아가는 인간의 권력욕, 복수심, 그리고 배려와 온정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작품을 융합하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의 좌절감, 분노, 사랑, 우정을 발견했다. 그래서 결국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됐다. 어쩌면 우리는 실제로 다른 누구나 스스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배와 살인이라는 가장 음침한 환상을 탐구하기 위해 연극과 게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고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 또한 밝혔다.

해당 영화는 ‘SXSW 2024’와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먼저 스크리닝을 거쳤으며, 극장 개봉은 내년 중으로 이루어질 예정. 국내 극장 개봉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영화는 추후 OTT 플랫폼 ‘무비(mubi)’에서 시청 가능하다.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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