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심지어 그림판까지 다양한 이미지 제작, 편집 툴의 발달로 우리는 과거에는 꽤 공을 들여야 했던 갖가지 작업을 아이디어 하나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포토샵이 널리 퍼지던 초창기에는 기술력에 무게가 실린 합성인지 판별하기 힘들 정도의 합성사진이 유행했다면, 최근에는 아이디어 그 자체에 무게가 실린, 간단한 레이어 작업이나 잘라낸 후 붙여넣기 수준의 이미지 콜라주, 상반된 이미지 합성으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연적인 유행인 듯하다.
이 분야의 숱한 아티스트 가운데,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스페인 그래픽 아티스트, 나로 피노사(Naro Pinosa)를 소개한다. 과거 본 매거진에서 소개했던 bessnyc4와 묘하게 결을 같이 하는 나로 피노사는 형태나 분위기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이미지 콜라주로 현세의 아이러니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시크하게 사진 하나 덜렁 올리며 소셜미디어 대부분을 갤러리로 삼는 여타 아티스트와는 다르게 작품마다 제목을 하나하나 붙인 것도 눈여겨볼 부분. 스페인어로 적힌 제목을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는 것도 그의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