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20대다운 잡지, TWEN

‘도전하는 자는 아름답다’라고 그랬나. 이 말은 1959년부터 1971년까지 만들어졌던 독일 잡지 ‘트벤(Twen)’을 위한 말 같다. 그래픽 디자인이나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잡지 트벤은 발행 기간이 13년밖에 안 될 정도로 수명이 짧았지만, 수많은 디자인 전공자에게 여태껏 사랑받고 있다. 그 이름처럼 노골적으로 20대를 겨냥했던 트벤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당대의 젊은이를 사로잡았다.

270 x 340mm라는 잡지치고 상당히 거대한 판형부터 미학적 완성을 위해 페이지를 내용 없이 낭비하는 과감함까지. 당시 디자이너였던 빌리 플렉하우스(Willy Fleckhaus)는 바로 이 잡지, 트벤을 통해 그래픽과 편집에 관한 그의 뛰어난 재능을 알릴 수 있었고, 이후 ‘독일에서 가장 비싼 연필’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몸값이 높은 표지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발돋움한다. 아트 디렉터라는 말이 없던 시절부터 말이다.

그의 디자인은 과감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막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세하다. ‘열두 기둥의 격자(12 Column Grid)’로 특징지어지는 트벤의 레이아웃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펼친 면 양쪽마다 다양한 변주를 줬다. 예를 들어, 왼쪽 페이지에 기타를 든 손이 수직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실렸다면 오른쪽 페이지에는 가운데 기둥에만 텍스트를 수직적으로 배치해 마치 두 페이지가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살렸다.

트벤이 세운 시각적 문법은 지금 세대의 그래픽 디자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잡지계의 ‘GOAT(Greatest Of All Times)’라 불리는 잡지, 트벤. 이미 많은 디자이너와 편집자가 트벤을 수집하고 있는 지금, 그 방대한 디자인 아카이브에 호기심이 생겼다면 지금 바로 트벤을 검색해 보자. 운이 좋다면 중고 거래를 통해 한 부쯤 소장하게 될 수 있을 지도.


이미지 출처|Medium, Print is Mint, Design Facts, 8 F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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