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화려하고 요란해지는 스니커 게임. 도저히 맘 편히 신을 수 없는 가격과 디자인의 스니커즈를 보고 있자면, 스니커즈가 패션의 일부였던, 그러니까 모으는 것이 아닌 ‘신는 것’이었던 시대가 그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로 이번 Follow This!에서는 과거의 스니커를 조명하는 계정으로 떠나본다. 무려 4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스니커 애호가 세르게이 벨신(Sergey Velsin)의 스니커즈 아카이브 계정, @trainer.spotting이다.
‘역사적인 스니커 모먼트 아카이브’를 표방하는 @trainer.spotting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크고 작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유명인사의 스니커 스타일링을 조명한다. 잡지, 화보, 파파라치 샷 등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한 낡은 사진은 스니커가 과시적 목적보다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던 시대의 멋스러운 스타일링을 보여주며, 운영자는 캡션에 일일이 스니커즈 모델명을 기록해 놓아 수백 수천 개에 달하는 ‘그때 그 신발’들을 충실히 아카이빙한다.
본 계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단연 일관적인 게시물 레이아웃과 종종 업로드되는 미니 컨텐츠. 브랜드별 가장 인기 있는 신발을 선정하는 투표, 십자말풀이, 인물 포커스 등 다양한 주제로 제작되는 미니 컨텐츠는 계정이 단순한 취미성 계정이 아닌 뚜렷한 방향성과 기획을 거친 미디어 채널임을 증명한다.
@trainer.spotting 계정의 탄생 비화도 흥미롭다. 스니커프리커(Sneaker Freaker) 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trainer.spotting은 세르게이가 컨텐츠 컬선턴트로 스니커즈 및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일하며 수집한 스니커즈 이미지를 분류하기 위해 시작한 개인 프로젝트였다고. 지금은 거대한 리서치 프로젝트로 진화한 계정은 산업 디자인과 대중문화의 산물로 스니커즈를 바라보며 그 역사를 정리하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 당신이 대중문화 전문가나 스타일리스트, 에디터가 아니더라도 신발과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분명 매력을 느낄만한 계정일 터. 지금 바로 @trainer.spotting 계정을 팔로우하자.
이미지 출처 │ @trainer.spot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