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로 정의되는 신세대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맥락은 4음절의 짧은 칭호보다는 복잡하다. 절망과 포기가 세대적 표상이 된 만큼 상실감을 앉고 자란 차압 당한 세대가 아닌가. 이런 아픔의 원인으로 기성세대는 많은 것을 주목했지만, 타자가 제시한 세대론은 매정하거나 포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MZ세대의 혼란과 고통을 스스로 맥락화하고자 1992년생 강덕구 작가는 지난달에 사회 비평서 ‘밀레니얼의 마음’을 출간했다.
강덕구 평론가는 비평공유플랫폼 콜리그를 운영하며 2010년대 후반에 철학계를 뒤집은 가속주의 철학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큰 역할을 한 작가이자 번역가다. 대표적으로 가속주의 철학의 초석인 닉 랜드(Nick Land)의 “Meltdown”을 처음 번역했으며, 최근에 출판된 수필 모음집 “K-OS”에 로빈 맥케이(Robin Mackay)의 글을 번역해 국내 CCRU 팬들에게 꾸준하게 다양한 사유를 제시한다.
이 책은 거진 500장에 걸쳐 신세대가 겪은 2010년대의 사조를 토대로, MZ세대가 위치한 이념적 진영의 감정적 질감을 살펴본다. 감정과 경험에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젊은 비평가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얻은 통찰력을 감정과 함께 풀어낸 것. 지극히 개인적인 세대론이라 단정할 수 있겠지만, 저자의 탁월한 자기 반영을 통해 개인이 사회와 연결·접속하며 그리는 종합적 형태를 탐구했다고. MZ세대가 스스로 그린 세대론이 궁금하다면 직접 ‘밀레니얼의 마음’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미지 출처 |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