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공화국이 음악 템포에 제한을 걸었다

러시아 체첸 공화국이 음악 템포에 제한을 걸었다. 체첸 문화부가 지난주 무사 다다예프(Musa Dadayev) 문화부 장관의 명령과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 체첸 지도자의 동의에 따라 체첸 공화국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일정 BPM의 음악에 금지령을 내린 것.

러시아 국영 뉴스통신 타스(Tass)에 따르면 다다예프는 “이제부터 모든 음악, 성악 및 안무 작업은 80에서 116 BPM의 템포에 해당해야 한다”라고 선포했다고. 해당 금지령은 대부분의 형태의 댄스 음악이 러시아 공화국에 의해 불법화되리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다다예프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음악 문화를 빌리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우리는 사람들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체첸 사람들의 문화유산을 가져와야 한다. 이것은 체첸 사람들의 도덕적, 윤리적 삶의 기준의 전체 범위를 포함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이 말하는 윤리적, 도덕적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 체첸은 러시아 남부의 북캅카스에 위치한 자치 공화국으로, 람잔 카디로프는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지명한 이후 집권을 시작, 지속해서 윤리적 비판을 받아왔다. 수년 동안 체첸의 반체제 인사, 인권 운동가, 언론인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도) 각종 위협을 받아 왔으며 다수의 납치, 자의적 구금, 사망 사례를 보고했다. 체첸 당국은 또한 2017년과 2019년에 게이 또는 양성애자로 인식되는 남성들의 치명적인 숙청을 진행했다.

한편,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는 카디로프 정권이 “현지 믿음과 문화를 수호하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에 맞서겠다고 거짓 주장하는, 이른바 ‘전통적인’ 이슬람 교리를 통해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실제로 카디로프는 자신의 잔혹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체첸의 종교와 문화를 이용해 왔으며, 이는 러시아 연방의 세속적 헌법과 종교나 신앙의 자유라는 국제 기준을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체첸 당국이 설정한 80~116 BPM 안에는 전통 체첸 기악곡과 체첸의 이야기를 담은 발라드를 포함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존 레넌(John Lennon)의 “Imagine”(76 BPM), 너바나(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117 BPM)은 포함되지 못한다. 

러시아 언론은 예술가들이 6월 1일까지 새로운 규칙에 맞지 않는 음악을 다시 써야 한다고 보도했지만, 이 무모한 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미지 출처 | AP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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