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드디어 그 시작을 알렸다. 시작 전부터 뇌물 논란에 휩싸이며 가타부타 말이 많았지만,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이 순간을 기다려온 축구 팬들과 이 기회를 발판 삼아 한탕 해보려는 스포츠 브랜드들에게는 분명 천금 같은 기회임이 틀림없다.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 역시 한 편의 필름 “Footballverse”를 공개하며 마케팅 경쟁에 불을 붙였다. 나이키는 현재 SF 영화 신(Scene)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인 ‘멀티버스(multiverse)’를 택해 이를 ‘풋볼(Football)’에 접목시켰다. 역대 최고의 선수를 가리기 위해 과거로부터 축구 스타들을 총출동 시켜 같은 시간 안에서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것.
4분 30초 분량의 “Footballverse”는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비밀 연구 기지 속 두 과학자의 대화를 비추며 시작한다. 2022년의 킬리안 음바페(Kylian Mbappé)와 2006년의 호나우지뉴(Ronaldinho) 중 ‘누가 더 낫냐’하는 다소 유치한 대화지만, 세계 최고의 과학자답게 직접 멀티버스를 구축하며 과거와 현재의 축구 스타를 모두 불러 모아 가상의 대결을 준비한다. 피파 온라인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일을 실제로 해낸 것이다.
1996년 유로 대회부터 축구 스타들을 총출동시키며 한 편의 영화 같은 영상을 공개해온 나이키답게 “Footballverse”에도 역시 호날두(Cristiano Ronaldo), 에드가 다비즈(Edgar Davids), 호나우두(Ronaldo), 필 포든(Phil Foden), 버질 반 다이크(Virgil van Dijk) 등 현, 과거의 스타들을 총집합시켰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멀티버스라는 콘셉트 덕분에 02 호나우두가 드리블을 하고 98 호나우두가 태클을 하는 유쾌한 장면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일본 축구 게임 캐릭터 이나즈마 일레븐(Inazuma Eleven)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 캐릭터의 등장으로 가상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연출 역시 어색함 없이 스토리에 녹아들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나이키는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 자리를 아디다스(Adidas)에 내줬다는 점이다. 때문에 “Footballverse”에서는 ‘월드컵’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한편 아디다스 역시 비슷한 콘셉트의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는데, 2006년부터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앞둔 현재까지 총 5섯 명의 리오넬 메시(Lionel Messi)가 론도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번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각각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후원하며 두 브랜드의 필드 위 대결에도 뜨거운 관심이 쏠린 가운데, 나이키의 “Footballverse”가 경기장 밖에서 먼저 미소를 지었다는 축구 팬들의 평이 이어지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