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Hou Hsiao-hsien, 알츠하이머로 인한 은퇴 선언

에드워드 양(Edward Yang), 차이밍량(Tsai Ming-liang)과 함께 8, 90년대 대만 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이끌었던 대만 뉴웨이브 주역 중 하나였던 허우 샤오시엔(Hou Hsiao-hsien) 감독이 건강 악화로 인하여 은퇴를 선언했다.

일가족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차기작으로 언급되었던 “수란 강(舒蘭江)”의 작업 진행 도중, 코로나19 확진 후유증과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인하여 촬영을 포기하였다고. 그의 마지막 영화는 2015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던 “자객 섭은낭(刺客聶隱娘)”이 될 예정이다.

양조위 주연으로 유명한 ‘대만 현대사 3부작’ 중 하나인 “비정성시”

그는 1980년 장편 데뷔작인 “귀여운 여인(就是溜溜的她)”을 시작으로 21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1980년대에는 “펑꾸이에서 온 소년(風櫃来的人)”부터 “연연풍진(戀戀風塵)”으로 이어지는 성장기 4부작을 연출했으며, 90년대 초반에는 왕조위(Tony Leung) 주연으로 잘 알려진 “비정성시(悲情城市)”를 비롯한 대만 현대사 3부작을 작업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그의 영화 세계의 변곡점이 된 “남국재견(南國再見、南國)”을 필두로 서기(Shu Qi)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밀레니엄 맘보(千禧曼波之蔷薇的名字)”를 통해 당대 대만의 젊은 초상을 치밀하게 묘사했다. 이후 그는 일본, 프랑스 등 해외로 자신의 작업을 확장해 가며,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가 되었다.

다행히도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건강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늘면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그의 영화를 사랑했던 관객들에게는 더는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엄청난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가족들의 성명서처럼 우리에겐 그가 남긴 21편의 영화가 아직 곁에 있다.

허오 샤오시엔의 인상적인 연기가 돋보인 에드워드 양의 “타이페이 스토리”

허우 샤오시엔의 건강을 기원하며, 오늘 밤은 그의 작품을 다시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에드워드 양의 “타이페이 스토리(靑梅竹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던 그의 모습도 괜찮다. 각자의 방식대로 그의 영화와 얼굴을 기억해 보자.


이미지 출처│Var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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