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앤 베이스(Drum n Bass, D’n’B) 기반의 부산한 리듬에서 유려히 피어나는 엠비언트 웨이브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과연 푸릇한 자연에 제격인 듯한 평화로운 음악, 이는 11월 6일 ‘블루 마 텐 뮤직(Blu Mar Ten Music)’을 통해 공개된 뮤지션 워다운(Wardown)의 셀프 타이틀 [Wardown]이다. 워다운은 영국 루턴(Luton)에 자리한 공원의 이름이며, 또한 D’n’B 프로듀서 듀오 테크니매틱(Technimatic)의 한 축인 피트 로저스(Pete Rogers)의 새로운 페르소나다. 그리고 앨범 [Wardown]은 어린 시절 루턴에서 자란 피트의 향수와 회상이 담긴 앨범이다.
감상적인 앨범 [Wardown]은 또한 공교롭게도 클럽과 레이브 신(scene)이 폐쇄된 시기에 발표됐지만, 피트는 작년부터 앨범을 제작해왔다고 밝혔다. 작년 피트는 루턴을 찾아 98세의 할아버지를 돌보며, 그의 임종을 지켜봤다고. 수록곡 “Thanks for Coming”은 할아버지의 실제 육성을 담은 트랙. 또한 앨범 곳곳에 담긴 아날로그 샘플은 그가 어린 시절 모아온 레코드에서 직접 발췌한 샘플이라 밝혔다.
[Wardown]은 테크니매틱, 테크니컬러(Technicolor) 등의 UK D’n’B 프로젝트에 임한 피트의 앨범인 만큼 빠른 리듬이 골조가 됐다. 허나 코어한 음악은 절대 아니니, 겁은 먹지 말자. 엣모스피어릭, 리퀴드 펑크(Liquid Funk) 튠의 엠비언트가 리듬을 절제하여 공원, 클럽 등 어디에나 잘 스며드는 능통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담으로 피트는 어느 인터뷰에서 “Luton is famous for being shit!”라 말했다. 그러나 보정된 추억은 막연한 그리움만 낳은 듯하다. 그의 향수가 담긴 앨범을 직접 확인하자.